새 학기면 강의매매로 학내 커뮤니티가 들썩인다. 학적팀이 모니터링 한 바에 따르면 매해 강의 매매 및 양도 게시물은 평균 20건이라고 하지만, 본지가 직접 조사한 결과 2018 1학기 전체 학년 수강신청이 이뤄졌던 2월8일 하루 동안 학내 커뮤니티에서 관련 게시물은 총 283개였다. 학적팀의 모니터링이 큰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의매매 및 양도는 학생 개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문제로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강의매매에 대한 본교의 분위기를 통해 알 수 있다. 학내 구성원 대부분은 강의매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관련 사안을 비판하는 것이 학내 커뮤니티의 주류 의견이다. 대다수는 강의매매가 활성화됨에 따라 교육의 질이 돈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는 도의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일부가 강의매매를 하는 것이니 그들에게 인식 개선 등의 교육을 통해 강의매매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학생들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혹은 꼭 듣고 싶어 하는 수업은 한정적으로 열리는 반면 수요는 넘쳐난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이번 2018학년도 정시 신입생들에 대한 수강신청 제도가 정비되지 않으며 한층 부각된 측면이 있다. 1학년 수강신청 이후 수업 티오가 너무 적어 원하는 수업, 혹은 필수 과목을 듣지 못했다는 신입생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는 수강 신청이 이렇게 힘드니 차라리 거래를 통해 얻는 것이 쉽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충분하지 못한 티오의 수업으로 인해 수강신청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이것이 강의매매라는 비도덕적인 행위로 이어졌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강의매매에 있어 처벌이 미약하다는 점도 강의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것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적팀은 2014학년도부터 강의매매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현재까지 강의매매가 이뤄지는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를 모니터링 해오는 중이다. 그러나 적발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전화를 통해 강의 매매가 학칙 위반이라는 점을 학생에게 고지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학칙 59조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위’에 해당하는 점에 대한 처벌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다소 미약하다.

  결국 강의매매는 학생, 학교 한 측의 노력으로만 근절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학생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동시에 학교 측에서 수강신청 시스템 정비 및 강의매매 처벌 확충 등 제도적인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강의매매는 학생의 재력에 따라 수업권이 차등적으로 부여되는 비도덕적인 행위다. 학생의 양심과 학교의 제도적 정비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모두에게 평등한 교육권이 보장되는 이화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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