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 쌓이면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법

  3학년이다. 2년 전 이맘때의 고민은 '어떤 동아리에 들어갈까'였다. 지난 2년간의 대학 생활 중 8할이 동아리 활동이었다고 자부할 정도로, 고민 끝에 들어간 2개의 동아리에서 나는 꽤 열심히 활동했다. 4년 혹은 그 이상의 대학 생활 동안 타인에게 ‘나’라는 사람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면서 4학기 내내 날이면 날마다 공을 찼으며, 4번의 방학 중 3번을 학교에 가 동아리 공연을 준비하며 보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청춘 드라마처럼 우정과 사랑이 꿀처럼 흐르는 평생 함께 갈 친구들도, 희생과 헌신, 책임과 배려, 그리고 One Team이라는 협동심도 아니었다. 최선을 다해도 마음만큼 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즐거워지자고 하는 동아리 활동의 ‘모든’ 순간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히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나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다. 하나에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지내온 시간 속에서 후회 없이 달려온 후 내 손에서 떠나보낸 결과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지 않는 법을 배웠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행복했던 순간만큼 힘들고 후회가 찾아오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런 언덕들을 혼자의 힘으로, 또 함께 힘을 합쳐 넘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언덕을 넘어와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 순간순간 속에서 알게 모르게 내 안에는 ‘할 수 있음’이라는 작은 힘들이 하나씩 쌓여 점점 커져갔다.

  이 힘은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기들을 만들기에 앞서, 인생에 어떤 순간이 와도 ‘나’라는 사람 자체를 더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나만의 무기이자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하여 혼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에 지치게 되는 어느 날, 이는 언젠간 나를 지탱해줄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그러므로 동아리에서의 경험은 내 인생에서 그 누구도 쉽게 경험하지 못할 나만의 소중하고 중요한 자산이다.

  3월이다. 캠퍼스는 설레는 발걸음으로 가득한 새내기들이 가득하다. 새 가방, 새 신발, 새 코트를 휘날리며 이리저리 강의실을 찾아 뛰어다니는 그들을 보고 있자면 2년 전의 내가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입학 후, 무엇을 하든(그것이 토익 공부일지라도) 입시를 위해 잠시 접어 두었던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펼쳐보길 바란다.

  본교 사범대학 축구동아리 ‘축구교육과’ 그리고 중앙동아리 클래식 기타 ‘예율회’라는 공간 속에서 오며 가며 만났던 모든 분께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며, 18학번 새내기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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