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의원회 학생 평의원이 2명으로 늘었다. 올해부터는 총학생회장과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이 대학평의원회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게 됐다. 평의원회가 출범한지 5년 만이다.

  이번 변화는 대학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대학평의원회는 학생들이 학교의 주요사업과 정책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식 창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식적 변화가 실질적인 내용상의 변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학생 평의원 수 확대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대표들의 책임감과 소통 노력이다.

  그동안 학생대표들은 다른 구성원 대표들과 끝까지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회의 자체를 보이콧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일례로 작년 총학생회는 등록금심의위원회 모든 회의에 불참했다. 등록금 관련 자료 사전 공개에 대한 학생대표 측의 요구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였지만, 결국 학생 대표가 없는 채로 예·결산 안 심사, 국가장학금Ⅱ 관련 신산업융합대 등록금 조정안 등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파행의 결과로 나타났다.

  불참은 반대의 뜻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지만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 나가기에는 부적합하다. 설사 마음에 안 들고 답답한 점이 있더라도, 끝까지 다른 학교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설득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학생들의 요구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다른 구성원 대표들도 학내 주요 구성원으로서의 학생들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인식하고 학생대표의 발언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생대표가 학교의 제반사항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투명한 자료 공개와 자세한 설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민주적 참여의 폭이 넓어진 만큼 이화인들도 학생 자치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총학생회장 선거 투표 참여율은 절반이 겨우 넘고, 대학원 총학생회장 투표율은 2% 가량에 그치는 상황에서는 학생대표의 발언에 강한 힘이 실리기 어렵다. 학생대표가 학생 ‘일부’가 아닌 ‘대부분’을 대변하는 대의기구로서 역할을 다해내려면, 일반 학생들도 총학이 여는 공청회에 적극 참여하는 등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이번 대학평의원회 학생 평의원 수 확대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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