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회비내역 공개에도… “용처 알 방법 없어 회비 안 낸다”

  본교 학생자치에 적색신호가 켜졌다. 총학생회(총학) 투표율은 5년간 5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회비 납부율은 2013년 1학기 기준 51.7%에서 이번 학기 38.7%로 급감했다. 두 지표는 학생자치에 대한 본교생들의 관심이 저조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총학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학기 총장선거 유권자 투표 반영비율을 두고 14차까지 진행됐던 4자 협의체에서는 총학이 참여해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했다. 그 외에도 대동제부터 학내 복지 사업까지 총학은 학생들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학생자치에 찾아온 무관심이라는 위기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이대학보에서는 학생자치 현황 분석부터 위기 원인 그리고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취재했다. 

 

저조한 총학생회 투표율, 5년간 50%대 맴돌아

  최근 5년간 본교 총학생회(총학) 투표율은 모두 50%를 웃돌았다. 미래대 사태가 종결된 후 실시된 49대 총학생회 선거는 59.6%라는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보이긴 했으나 이외에는  ▲46대 55.9% ▲47대 50.8% ▲48대 53.5% ▲50대 54.7%로 50% 초반의 투표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투표해 참여하지 않았다는 A(경제·12)씨는 “단일 후보로 나와 결과가 뻔히 보이는 선거였다”며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할 것이라 생각했고 또 학생회 일에 관심이 없다보니 투표가 번거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에 우지수 총학생회장은 “점차 투표율을 높여 학생회에 대한 본교생들의 관심을 더욱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학내 투표 일정 안내 현수막 게시, 선거 관련 안내 웹카드 공유 및 게시, 각 단과대학별 투표 독려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조한 투표율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 대책도 필요 하지만 장기적인 대책도 고민돼야 할 것”이라며 “학생회와 학생자치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전개한다면, 투표율도 자연스레 향상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생회비 납부율, 5년간 약 13%p 감소해

  학생회비 납부율도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회비는 총학이 대동제 등의 행사를 운영하고 학내 복지를 위한 비용으로 쓰고자 재학생에게 학기별로 걷는 금액이다. 학생회비 납부가 저조하다는 것은 그만큼 학생회가 할 수 있는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교 학생지원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학생들의 학생회비 납부율은 눈에 띄게 줄었다. 2013년 1학기 기준으로 51.7%에 달했던 학생회비 납부율은 ▲2014년 1학기 44.4% ▲2015년 1학기 41.1% ▲2016년 1학기 41.5% ▲2017년 1학기 38.7%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밝힌 윤예슬(화학·14)씨는 “학생회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세부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내가 납부한 만큼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유진(사교·16)씨 또한 “1학년 때 냈지만 어떻게 쓰이는 지도 모르겠고 학생회 공약에 찬성하지 않는 것도 많아서 그 다음부터는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 총학생회장은 “학생회비는 학생수첩 제작, 대강당 OT, 대동제, 학생총회, 간식사업, 일상복지사업, 선거까지 모든 총학생회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 사용된다”며 학생회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자치가 학생회비 규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다만 학생회비만으로는 운영하기 어려운 사업이 많아 학교 측에 교비지원을 요청하거나, 자체적으로 프로모션을 받기 위한 노력 등을 한다”며 “결산심의를 진행할 때에는 교비지원 및 프로모션 사용내역까지 포함해 공개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