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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비 안 줘도, 집주인 협박에도 “말 안 통하니 참아요”
유학생 두 명 중 한 명 이상 중국인, 그들의 유학생활 애로사항 들어보니
2017년 12월 04일 (월) 유현빈 기자, 전혜진 기자, 중국인 특별 취재팀 heybini@ewhain.net, diana7737@ewhain.net

중국인 특별 취재팀(Huang Xiting, Jian Yian, Liu Yamu, Xie Yi, Xu Aobi)

불리한 계약 조건에, 외국인이라 차별당하기도

권리구제 및 법률상담 서비스 있어도 홍보 미비

   
▲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강영현 조교

언어 장벽 탓에 집주인과의 협상에 불리하고 협박에도 대처 어려워

  중국인 유학생들은 주거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약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불리한 계약을 맺거나 집주인의 협박에도 아무런 대처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A(섬유예술·15)씨는 계약서에 없던 사항을 강요당해 금전적 불이익을 떠안아야 했다.

  작년 5월, 그는 룸메이트와 함께 보증금 500만 원, 월세 60만 원으로 본교 주변 원룸을 계약했다. 계약 기간을 반년 남긴 10월, A씨는 룸메이트와의 생활 방식 차이가 불편해 이사를 결정했다. 그는 다른 세입자가 입주하기 전까지만 월세를 내고, 다른 세입자가 입주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기로 합의한 후 이사했다. 그러나 그가 이사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주인이 보증금을 즉시 돌려받고 싶다면 한 사람당 60만 원씩, 모두 120만 원을 차감한 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은 계약이 끝난 후 보증금을 돌려주더라도 중계비와 위약금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금액을 보증금에서 제하겠다고 주장했다. A씨와 룸메이트는 보증금에서 각각 30만 원을 빼는 것으로 합의하고 나서야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집주인이 계약서에 있지 않은 내용을 계속해서 강요했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화까지 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돈을 냈지만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고 덧붙였다.

  집주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문제를 겪었던 유학생도 있다. 경희대에 다니는 B(무역·16)씨는 “계약서에는 시설이 고장 나면 집주인이 고친다는 항목이 있었지만, 보일러 고장 등 수리비를 내야 할 때 매번 직접 지불했다”며 “따지고 싶어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서 만든 ‘알기 쉬운 복지법률 서비스’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 기간에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는 상태로 임차주택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런 의무에도 불구하고 집을 고쳐주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자신이 수리비용을 지불하고 이후 임대인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동국대에 재학 중인 C씨는 작년 3월 룸메이트와 함께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에 2년간 살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7월 룸메이트가 이사를 원해 집주인에게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집주인은 C씨에게 이사 전 벽지와 장판을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C씨는 “집주인에게 다른 방을 계약했다고 말했지만 통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방을 해약하고 원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C씨는 남은 월세는 보증금에서 삭감하라고 말했으나 집주인은 C씨의 집에 무단출입해 거실에 앉아있는 등 직접적으로 C씨를 협박했다.

 

급여 차별과 임금 체불 당해도 권리 구제받기 어려워

  유학생들은 아르바이트(알바) 중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인과 다른 급여를 받기도 한다. 동대문구 옷가게에서 알바를 한 D(커미·17)씨는 “중국인은 한국인과 같은 일을 하지만 한 시간에 7500원을 받는 한국인에 비해 1000원 적은 시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근무시간은 법적으로 주당 20시간만 가능한데, 같은 시간을 일하는 한국인 알바생에 비해 한 달에 최대 8만 원을 적게 받는 것이다.

  D씨는 이어 “야근을 하면 새벽 1~2시쯤 간식을 먹는데, 중국인에게만 간식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월급을 받지 못하거나 지급일이 미뤄져도 구제받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E(커미·16)씨는 동대문구 옷가게에서 알바했던 석 달간 월급을 1~2주 늦게 받았다. 마지막 달의 월급은 내달 지급될 예정이었다. 중국으로 돌아간 E씨는 받지 못한 월급을 채근하기 위해 고용주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차단당한 후였다.

  방송영상학과에 재학 중인 F씨는 본교 근처 국수 전문점에서 한 달간 알바를 하고 그만뒀다. 내달 지급예정이었던 월급은 두 달 동안 체납됐다. 그는 “약 10통의 전화를 걸어 재촉해도 월급이 늦어지는 이유를 말하지 않은 채 ‘내일 주겠다’는 말만 반복해 소용없었다”며 “이후 한국어 말하기와 읽기 능력이 서툰 것을 체감했고, 지금은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알바를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근처 화장품 가게에서 두 달간 아르바이트를 한 G(정외·16)씨는 어느 날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그는 “사유도 모르고 해고당해 억울했지만 따로 항의하지는 못했다”며 “점장이 광둥어가 가능한 중국인 알바생을 구했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광둥어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고당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 재한중국인을 위한 거주, 여행, 아르바이트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 펀도우 코리아에 게시된 주거지를 소개하는 글. 캡쳐=펀도우 코리아  
 

법무부 ‘마을 변호사 제도’, 교내 무료법률상담서비스 등 통해 권리 구제 가능하지만 홍보 미비해

  외국인도 주거나 알바 문제에서 법적인 불이익을 받았을 때 한국인과 같은 수준의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법무부 외국인 정책과 담당자는 “국적에 상관없이 알바 중 겪는 불이익은 고용과 노동에 관련된 권리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외국인 또한 한국인이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 상담센터 측은 “근로기준법은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경우 노동청에 권리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며 “1350번으로 전화할 경우 외국인 전용부서를 통한 외국어 상담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에게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외국인을 위한 마을변호사’ 제도 역시 운영 중이다. 상담은 외국어가 가능한 변호사와 진행되거나 외국인 종합안내센터(1345콜센터)의 통역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면 누구나 ‘1345’로 전화를 걸어 법률상담 예약을 요청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변호사와 일정 등을 협의해 대면 상담도 지원한다.

  이 같은 법률상담지원 서비스에 대해 A씨는 “이런 서비스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다음번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에게 협박당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생각보다 많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면 좋겠다”며 “친구들에게 이 서비스를 소개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의 미흡한 홍보 외에 이용 절차의 복잡함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F씨는 “이런 서비스를 알고 있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알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증명서를 학교에서 발급받아 가게 측의 사인을 받고 다시 학교의 증명을 받은 후에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바를 짧은 기간 하면 그 금액에 비해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져 꺼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교 차원에서도 국내 체류 외국인을 돕기 위한 무료 온라인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담은 이메일(oia@ewha.ac.kr)로 신청할 수 있으며 국제교류처 국제교류팀에서 상담내용을 접수한다. 접수된 내용 중 학교생활과 관련한 것은 해당 부서를 연결해 해결하고, 국내 체류에 관련된 문제는 본교 출신 전문 변호사와 연계해 무료 상담을 주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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