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이건호 교수 인터뷰

  본지는 미국 대학언론의 선진사례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8월11일 이건호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를 만났다. 이 교수는 미국 유수 대학의 저널리즘스쿨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Washington Times>, <조선일보> 등 국내외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현재 학부와 대학원에서 저널리즘과 매스커뮤니케이션 등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그에게 국내 대학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대학 내 학생언론이 왜 필요한가

  대학의 주체인 학생과 교직원 중 소비자는 학생이다. 돈을 내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적절한 환경에서 본인이 원하고 필요한 교육을 얻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학생언론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와 시스템이 제대로 구동되는지 확인하고 견제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학생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학내 언론으로 학교를 견제 및 감시해야한다.

 

-현 대학언론의 주된 문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자 주관에 치우친 대학신문이 많다. 간단한 사실만 보도하는 스트레이트 기사가 주를 이루고, 오피니언 면이 과도하게 배정돼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고발성 기사나 비판성 기사보다 수용하는 입장이 드러나는 기사가 많다.

  사실을 찾고 세태를 고발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환경적 지원과 많은 기자가 필요하다. 더 나은 기사를 위해서는 매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필수적이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는 시대에 맞춰 달라진 독자의 시각을 만족시키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최근 대학 언론기관도 뉴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카드뉴스는 가독성이 좋아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순 있지만 관심에서 그치면 안된다. 분명 종이만이 가진 힘이 있으며, 언론은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이 때 ‘독자들이 어떤 정보서비스를 원하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독자가 정보의 본질을 알게 해야 한다. 독자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면 정보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언론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더 좋은 기사를 발굴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일상에 오락요소가 많아져 뉴스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떨어졌다.

  독자는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 기자는 필연적으로 뉴스가치를 고민해야 한다. 독자에게 물리적·심리적으로 가깝고 중요한 취재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독자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일반인이 언론에 관심 갖게 하고, 기자의 정보생산에 합류하게 함으로써 기자 수가 늘어나고 기사의 질이 높아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바람직한 언론사회가 구축될 것이다.

 

-미국대학의 저널리즘 교육에서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미국의 방식대로 나아가는 것을 권해본다. 단기적으로는 광고 수익 활용, 질 높은 기자 교육 등의 방법이 있다. 외부의 도움을 무조건 피하기보단 광고 수익을 활용하고, 지속적인 기자 교육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조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취재 영역을 넓혀야 한다. 단순히 학내 취재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문제까지 다룰 수 있을 정도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어서 장기적으로는 기성 방송사와 연계하는 방법이 있다. 미주리대처럼 지역 방송사 등과 연계해 더욱 전문적으로 기자를 양성하고 기사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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