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지원 부족하다” 학생 불만 높아

▲ 이화·포스코관 752호 국가고시준비반 열람실의 책상. 가로 약 77cm, 세로 약 61cm로, 공부에 필요한 자료와 교재들을 편히 놓기에는 좁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수연 기자mangolove0293@ewhain.net 

  본교의 국가고시 지원 부족이 재학생 사이에서 또다시 거론됐다.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과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서는 모든 게시글마다 ‘고시지원’이라는 말머리를 달아 재학생의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그간 지속해서 제기돼온 본교의 고시 지원 프로그램이 타대에 비해 부족하다는 불만에서 시작됐다.

  현재 경력개발센터(경력) 국가고시 준비반(고시반)은 행정고등고시(행시), 입법고시, 외교관 후보자선발시험을 지원 중이며 연 2회 입실시험을 진행해 회당 90명 내외를 선발한다. 고시반은 실원생에게 이화·포스코관(포관) 7층 전용 열람실 개인 좌석 및 복도 사물함 개인 배정, 인터넷 강의(인강) 수강료 일부, 포관 754호 스터디룸, 면학 장려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지원이 질적으로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고시반에서 1년간 행시를 준비한 ㄱ씨는 “고시반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ㄱ씨는 “사소하게는 비좁은 열람실 책상부터 크게는 금전적 문제까지 타대에 비해 본교 고시반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시생을 위한 공간 지원 확대돼야

  경력개발센터 국가고시지원반(고시반) 열람실에 불만을 느끼는 고시생들은 좁은 책상과 시설 노후화를 지적했다.

  이화・포스코관(포관) 752호 고시반 열람실 책상의 경우 가로 약 77cm, 세로 약 61cm다. 이는 A4용지 약 두 장 반의 폭이다. 이외에도 열람실 출입구에는 ‘A열람실 출입문 수리를 완료하였습니다. 문을 활짝 열고 잡지 않고 닫으면 경첩이 꺾이며 쇳소리가 납니다. 몸이 빠져나갈 만큼 조금만 열고, 닫힐 때 끝까지 잡아주세요’라는 경고문이 부착돼있는 등 전체적인 시설이 낙후된 상황이었다.

  ㄱ씨는 “고시 특성상 봐야 할 자료도 많고 교재도 많은데, 책상이 좁다 보니 막상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있다”며 “출입문 근처 자리를 배정받은 경우 문을 여닫을 때 나는 소음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도 많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외에도 고시 준비생을 위한 기숙사 지원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본교는 고시반 전용 기숙사는 없고 법과대학 소속 기숙사인 솟을관에 일부 인원을 수용하고 있다.

  고시반 1년 차 행시 준비생 ㄴ씨는 “기숙사는 사설 숙박업체보다 위치나 안전상으로 이점이 많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고시생에겐 꼭 필요하다”며 “특히 서울 외곽지역에 사는 학생이 입사하게 되면 교통비나 통학 시간에 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솟을관 수용인원은 10명으로 전체 고시반 인원의 약 11%에 해당한다. 전체 고시반 정원의 약 70%, 60%, 52%를 기숙사생으로 선발하는 고려대, 한양대, 경희대 고시반과 비교하면 부족한 편이다.

  특히 고려대는 행정고시와 외무고시 준비생을 위해 ‘호연재’라는 행정고시동을 운영하고 있다. 호연재에는 숙식뿐 아니라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시설도 제공한다. 전체 수용인원 140명 중 약 70%인 96명이 살고 있다.

 

고시생을 위한 수강료 확대도 고려해야

  고시 준비를 위한 금전적 도움이 충분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ㄴ씨는 “경력에서 고시반 학생들을 위해 인강 수강료를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최대 두 강의까지만 신청할 수 있고 수강생 본인 부담금이 35% 정도”라며 “수험 생활 시 3주에 한 번 꼴로 새로운 인강을 들어야 하는데 본교 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본교 고시반은 내부 수요조사를 통해 선정한 업체 동영상 강의를 실원이 개별 신청하면 학원과의 합의 및 계약을 통한 할인율 30%(올해 2학기 기준)를 제외한 나머지 수강료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고시반 자체 출결 기준을 반영해 실원 한 명당 최대 두 강좌의 수강료 일부를 제공한다.

  가령 고등고시전문학원 ‘윌비스 한림법학원’(한림학원)의 20회 차 행정학 인강은 30만 원에서 40만 원 선이다. 일례로 43만 2000원 상당의 행정학 예비순환 수업을 신청할 때, 학원과의 협의 및 계약을 통한 할인율 30%를 반영해 고시반 지원이 약 15만 원, 고시생 본인 부담이 약 15만 원이다.

  한림학원을 기준으로 행정학 과목을 마치기 위해 4~5개의 커리큘럼을 들어야 함을 고려하면, 고시반이 지원해주는 금액은 약 30만 원대고, 나머지 2~3개 강의 비용 70만 원 이상은 고시생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행시는 1차 시험인 PSAT을 통과하면 2차 시험으로 행정학, 행정법 등을 포함해 5개 과목에 응시한다.

  ㄱ씨는 “행시는 행정학 강의뿐 아니라 행정법, 경제학 등 들어야 하는 과목이 많다”며 “그러나 고시반 지원금은 두 강의에 그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부모님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고 고충을 전했다.

  반면 한양대 행정고시반(고시반)은 일반 고시 학원의 커리큘럼을 참조해 초·중급 단계, 심화 단계, 실전 단계 등 다양한 강의를 지원하고 있다. 한양대 고시반 측은 “본교 고시반 지원에 대한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대부분의 합격자가 고시반에서 배출되고 있다”고 답했다.

  경력 측은 “고시생이 개별적으로 희망 강의를 등록하고 수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인해 수강자 부담 수강료가 발생하고 있는 점은 인식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지원 방식 선호도를 재조사해 방식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고시 합격률 높이기 위해 고시 지원 확대 필요

  실제로 고시반 지원이 잘 이뤄진다는 평가를 받는 고려대와 한양대는 올해 행시에서 각각 35명, 16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전체 행시 합격자 대학순위 3위와 5위에 올랐다. 한양대는 올해 전체 행시 합격자 16명 중 13명이 고시반 출신이다.

  한양대 고시반 측은 “외부에서 합격하더라도 고시반 시스템을 거친 학생이 대다수”라며 “본교 고시반이 행시에 집중 지원한 이후 합격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ㄱ씨는 “이화 인재를 보여줄 수 있는 수치는 각종 고시 합격자 수”라며 “대외적으로 본교가 폄하 당하고 있는데 이를 불식시키는 데에는 고시 합격자 수가 도움 될 것”이라며 고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소연(언정·13)씨는 “재학생 사이에서 고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매년 논의되고 있다”며 “학교 당국도 재학생이 받아들이는 무게만큼 고시 지원을 면밀히 검토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본교 측에서도 고시반 지원에 대한 건의를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력 관계자는 “본교 측에서도 전반적인 지원 체계 개선 및 확대의 필요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경력 측에서도 고시반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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