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이 사랑받을 길, 일상 속 신앙 고민 나누고 잘못된 종교 접근 방식 다뤄야

  붐비는 대강당 계단은 어쩌면 학생들에게 애증의 장소이다. 감동적인 무용 채플이 되면 대강당이 울리도록 박수를 치다가도, 막상 채플 시간이 되면 항상 갈지 말지를 걱정하게 되는 그런 존재이다.

  그렇게도 가기 싫던 채플이 막상 졸업이 다가오면 추억의 장소로 변한다. 대강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채플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학부의 마지막 기억을 남긴다. 이토록 많은 추억이 대강당, 채플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이 채플을 반기진 않는다. 채플의 형식적 특성이나 내용때문에 채플을 보이콧 하는 상황도 종종 벌어진다. 학생들에게 채플이 더욱 사랑받는 길은 정말 없는 걸까.

  가장 먼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채플의 내용적 변화이다. 채플은 학사일정 및 계절에 맞춰 이에 맞는 성경 구절을 들으며 진행된다. 그러나 말씀을 들려주고 기도하기보다, 학생들이 일상 속에 마주할 수 있는 기독교적 고민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더 친근한 채플이 되는 방법일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기독교인 여부와 관계 없이, 지인의 전도 과정이나 자신의 신앙생활, 기독교와 세계 등 다양한 경로로 기독교를 접하며 자신만의 고민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고민을 공유할 수는 있어도 고민을 풀어내고 답변하는 경로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가까운 교회를 찾아가기는 부담이 되고, 한 교회에서 얻어지는 답변이 모든 질문의 해답이 될 수도 없기에 신앙적 고민은 더욱 조심스럽다. 그 빈 자리를 채플이 채워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난 번 '엄마와 딸' 채플에서 그러했듯, 학생들의 신앙적 고민을 다룬 사연을 다룬다면 더욱 공감하고 경청할 수 있는 채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기독교를 대학 입학 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잘못된 접근방식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농촌 봉사활동이나 교육봉사, 소모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잘못된 신앙을 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를 경고하는 포스터는 대강당 내 게시판에 걸려있거나, 채플 시작 전 잠시 권고사항으로 알려주는 내용에 그친다. 물론 최근 대학교회에서 이단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내용을 채플에 반영하는 것도 학생들의 신앙과 생활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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