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대학교 (NHL Hogeschool)

  유럽권 교환학생을 지원 그리고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럽’이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유럽여행을 간다는 친구들을 보면 아무것도 모르지만 부러워했었고,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기 때문에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여행이나 많이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이면 이화에서 한 학기를 보내는 것보단 한가하고 놀 시간도 많겠지!라는 내 생각은 수업이 9개가 되어버린 나에게는 완벽한 착각이었다. 한국에서는 요일마다 정해져 있는 강의를 선택해서 시간표를 짜지만, NHL은 mandatory 수업이 있고 강의를 하는 요일이 주마다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공강(하루 동안 강의가 없는 날)'이라는 개념은 어느새 사라지고 만 것이다. 그래서 매일 학교에 가서 적게는 하나, 많으면 4개의 수업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나름 바쁘게 보냈었다.

  그럼에도 교환학생 기간의 절반이 지난 지금 나는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도착한 영국까지 5개의 나라를 여행했다. 물론 앞에서 말한 대로 공강이 없어 방학이 아닌 이상 3일 이상 머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주말을 이용해 새로운 다른 나라에 가본다는 건 유럽권 교환학생이 아니면 해볼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에서 가장 가까운 벨기에의 경우 가장 빠른 버스를 타면 3시간 30분 정도면 브뤼셀을 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도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야간버스를 탄다면 9시간 후면 파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두가지 버스 모두 타본 적이 있는 입장에서 말을 해보자면, 탈만하다. NHL이 위치한 곳, 즉 현재 살고 있는 곳은 Leeuwarden이라는 위쪽의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공항 또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2시간 반 정도 기차를 타고 암스테르담으로 가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할 때 기차표의 가격도 생각해봐야하는 입장에선 가장 저렴한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최적이다. 유럽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는 것이 위에 말했다시피 굉장히 자유롭고 잘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교환학생 6개월에 유럽 전역을 다 여행하는 것도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짧게나마 여행을 다니며 느낀 달라진 점은 영어를 쓰는 데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 교환학생 생활을 하며 영어로 대화를 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NHL 수업 중에는 교환학생끼리 듣는 수업의 비중이 상당하다. 또한 개인 과제보단 팀으로 진행되는 수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같은 팀인 친구와 의사소통을 하려면 영어를 쓰는 일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영어로 말을 한다는 건 모두가 두려워하지만 사실 어려운 단어를 쓸필요도 없고 문법을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일이다. 딱 뜻만 통하면 되기 때문에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영어 실력이 미친 듯이 향상되었다기보단 영어를 대하는 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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