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전부가 아닌 그 사람의 수많은 특징 중 하나입니다

  특수교육과(특교)에 입학해 전공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전공을 묻는 사람들에게 특교를 말하면 10명 중 9명은 “그… 몸이 조금 불편한 친구들 가르치는 것 맞지?”라고 묻는다. 마치 자신이 장애인에 대한 조심성과 배려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듯이, 하나같이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 첫 문단을 다 읽고도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학보 독자들은 장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또 세상 사람들은 장애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부끄럽게도, 학교에 들어와 전공수업을 듣기 전까진 이런 질문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보면 어른들은 항상 “저 친구들은 아픈 친구들이니까 네가 양보하고, 배려해줘야 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특교에 입학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장애’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다. 특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접할 요소이자 가장 깊이 고민해야 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토대로, 우리가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대할 때 항상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 바로 장애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여러 ‘특징’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장애는 영어로 disability 또는 handicap이라고 쓸 수 있다. 같은 단어처럼 보이지만 이 두 단어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 disability는 어떤 사람이 가진 하나의 ‘특징’으로서의 장애를 말하며, handicap은 이러한 장애로 인해 겪게 되는 불이익을 의미한다. 즉, disability가 있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나 기구를 활용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분야에서의 handicap은 없는 것이다.

  학과공부를 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장애를 가졌기에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장애차별주의(handicapism)라 한다. 그러나 내가 만나본 장애인들은 모두 그들만의 장점이 있었다.

가장 처음 만난 유치원생은 웃는 모습이 누구보다 밝았고, 또 다른 초등학생은 한 번 들은 노래를 바로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어떤 언니는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의 생일을 모두 외워 선물을 챙겨주곤 했다.

  그들도 우리가 그렇듯 자신만의 특징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길을 가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혹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본다면 곁눈질로 쳐다보지 말 것은 물론이고 동정 또한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그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자신들만의 삶의 뜻이 있는 존재들이다.

  적어도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앞으로는 그들이 가진 장애를, 어떤 사람은 짧은 머리를 갖고 또 어떤 사람은 긴 머리를 가진 것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인간으로서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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