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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와 여성의 몸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 여성만 저촉되고 통제받는 낙태죄 폐지해야
2017년 11월 06일 (월) 이가현(심리・15) -

  지난 10월29일, 청원 참여인이 20만 명을 넘어선 청와대 홈페이지의 낙태죄 폐지 청원이 뜨거운 이슈가 됐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과반이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러한 여론이 드러내듯 현행 형법상 낙태죄에는 많은 문제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낙태죄의 규정이 여성의 몸에 대한 처벌과 통제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행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국가다.

  형법 296조 1항엔 “임신한 부녀가 약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스스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있다. 동정녀 마리아가 아닌 이상 여성은 결코 홀로 임신할 수 없는데도, 이 문장엔 여성과 함께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 문장이 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스스로 낙태를 선택한 여성뿐이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낙태를 허용하는 몇 가지 예외사항 안에서조차 낙태에 대한 배우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여성은 홀로 임신중절을 택할 수 없으며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낙태죄 ‘처벌’은 여성 홀로 받으면서도, 자신의 생명이 위독하여 낙태가 꼭 필요한 경우에조차 여성은 스스로 낙태를 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참으로 후안무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임신에 대한 선택권은 1차적으로 여성에게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임신한 부녀’만을 처벌함으로써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비혼모를 위한 사회적 보장 제도가 너무나 빈약하고 청소년의 경우 때때로 교육권까지 암묵적으로 박탈된다는 점에서 이는 결국 부주의한 성관계를 가진 여성을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처벌하는 것이다. 이는 문란한 여자를 손가락질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법으로 명문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낙태죄에 저촉되는 여자는 있으나 그를 임신시킨 남자는 없다. 산부인과를 드나든다고 손가락질 받는 젊은 여자는 있으나 그런 남자는 없다. 여대생인 우리는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학교 커뮤니티에서조차 섹스를 ‘섹스’라 부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성에게는 자신의 몸과 성을 통제하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각자 의지에 달려있다.

  한편 헌법재판소에서는 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를 새로이 심리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미 2012년에 합헌 결과가 나온 적이 있으나, 그 당시에도 낙태죄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재판관들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청와대와 헌재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 여성의 몸을 국가가 통제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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