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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있는 이화
2017년 11월 06일 (월) 교수평의회 부의장 임동훈 교수(국어국문학과) -

* 이 글은 교수평의회 임동훈 부의장이 본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작년 미라대 사태는 이화여대의 축적된 문제와 저력이 동시에 드러난 계기였다. 총장 선출에 구성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결과 권력에 관심이 있는 일부 교수들의 뜻대로 학교가 운영된 점, 학교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교무회의가 활성화되지 못하여 학교의 주요 안건이 제대로 토론되지 못한 점, 재단이 제도보다 몇몇 이사들의 개인적 영향력 아래 운영된 점이 축적된 문제였다면 이를 해결하려고 학생, 동문, 교수들이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힘을 모아 나선 것은 저력이었다.

  그 후 학교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이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를 통하여 총장을 선출함으로써 첫 번째 문제를 해소하였다. 그리고 교수평의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추천하는 학장과 원장 선임안을 추진함으로써 두 번째 문제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가 해소되면 자연스레 교무회의가 활성화되어 향후 학교의 주요 안건에 대한 실질적인 토론이 강화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세 번째 문제는 아직도 요원하다. 합리적인 제도와 투명한 절차에 의한 재단의 운영은 우리 대학이 민주적으로 행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에 이 문제는 이화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총장 직선제, 학장과 원장의 추천제와 더불어 재단의 선진화까지 이루어진다면 우리 대학은 대학 민주화의 세 가지를 다 갖춘 최고의 대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교수평의회에서는 재단에 대한 요구 사항을 성명서 형식으로 제시한 바 있다. 성명서에 담긴 재단 선진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재단 이사와 감사의 선임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예컨대 영향력이 큰 이사가 개인적 인연을 바탕으로 추천하는 방식보다 다수가 참여하는 기구를 통한 추천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임원추천위원회를 두는 방안이 합리적이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에는 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이에 근거하여 교내외 신망 있는 인사로 구성된 법인임원추천위원회를 두는 것이다. 이 위원회에서 이사나 감사 후보들을 복수로 검토하여 추천 보고서를 작성하면 이사회는 이를 바탕으로 논의하여 이사나 감사를 선임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구의 설치는 누가 재단 임원으로 적절한지를 기구를 통해 논의하게 함으로써 임원 선임의 투명성을 높여 줄 것이다.

  성명서에 담긴 두 번째 사항은 이사 임기에 관한 것이다. 재단 이사의 임기는 4년이지만 연임 제한이 없어 종신토록 연임을 할 수 있다. 이를 1회에 한해 중임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 해외 대학이 재단 이사의 임기에 대해 한 번의 중임만 허용하는 사정을 참고할 수 있고, 이사가 12년 이상 재직하면 이사회의 노령화와 더불어 특정 이사에게 힘이 쏠리는 단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화학당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재단 이사회는 법적으로 대학 운영에 관한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다. 중장기 발전 계획, 학과나 대학의 설치・변경・폐지는 물론이요 예결산에 관한 내용, 교원 신규 채용, 의료원 경영에 이르기까지 학교 경영의 중요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재단 선진화는 더욱 중요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면 우리 대학은 구성원들이 바라는 대학이 될 것이다. 재단 선진화, 총장 직선제, 학장과 원장의 추천제라는 세 가지 개혁에 이화인의 저력이 합쳐지면 우리 대학은 한국의 대학을 이끄는 빛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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