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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유학생, 지원은 아직… 줄어드는 대학원 만족도
2017년 09월 25일 (월) 전샘 기자 rkddkwl822@ewhain.net

내국인 “심도 있는 학습 어려워”

외국인 “한국인과의 교류 힘들어”

제도적 장치 절실 

   
 
  ▲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강영현 조교  
 

  본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ㄱ씨는 이번 학기 수업에 들어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41명 정원으로 구성된 대학원 수업 중 본인을 제외한 40명의 원생이 모두 외국인 유학생이었던 것이다.

ㄱ씨는 “대학원 전공을 학부 때 배우지 않고 입학한 유학생도 있어 교수님이 기초 개념을 설명하기도 한다”며 “기대했던 만큼 심도 있는 학습을 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수강하고 있는 과목 모두 한국인은 5명 미만이다”라고 답했다.

 

유학생 비율 72.5%(5년 누적 비율)인 학과도 있어 대학원 유학생의 목적 고려해야

  ㄱ씨의 경험은 최근 5년간 본교 일반대학원 구성원 비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입학처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유학생은 총 789명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전체 대학원 신입생 중 유학생 비율은 약 10.7%, 약 14%, 약 15.6%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교류처에 따르면 본교 대학원 전체 학생 중 유학생의 비율이 과반수를 넘는 학과는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국어교육학과, 중어중문학과와 국어국문학과다. 특히 올해 4월 기준 전체 학생 중 유학생 석·박사생(유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인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는 전체 대학원생 중 유학생 비율이 72.5%에 이른다. 유학생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국어교육학과의 전체 유학생 비율은 70.3%다.

  본교 유학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학생은 중국 국적의 학생이다.

  입학처에 따르면 최근 5년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전체 대학원(2013년~2017년) 누적 학생 수 중 중국 국적 입학생이 70.8%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로 높은 베트남은 4.1%로 중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국에서 온 우신영(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씨는 본교에 유학 온 이유로 ‘한류’를 꼽았다. 우씨는 “어렸을 때부터 한류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학부생 때도 한국어 전공을 선택했고,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오기도 했다”고 답했다.

  권순희 교수(국어교육학과)는 대학원 내 유학생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를 취업의 유리함에서 찾았다. 그는 “국어교육학과 대학원 유학생 진학률과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은 이유는 중국 내 취직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중국 기업에서 한국 기업과 교류할 때 번역, 통역 및 한국어 서류작성 능력이 필요한데, 한국에서 국어교육학과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면 한국어를 원어민처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내 대기업 취직에 용이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가하는 유학생 석·박사생… 대학원 구성원 만족도 고려할 때

  대학원 내 유학생 비율이 증가하며 내국인 대학원생들은 기대했던 양질의 수업을 받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유학생이 본교 외국인특별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TOPIK(한국어능력시험) 4급 이상이 필요하다. TOPIK 4급은 통상적으로 공공시설 이용과 사회적 관계 유지에 필요한 언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실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ㄱ씨는 “어학 성적과는 별개로 토론이나 세미나 진행 시 의사소통의 한계로 수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대학원 수업은 학부와 달리 수강 인원 제한이 없어 인기 과목의 경우 원생이 30~40명씩 몰리기도 한다. 최지향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대학원 수업은 학부와는 달리 교수의 일방적 강의보다는 원생 간 발제, 토론의 비중이 크다”며 “40명에 육박하는 인원으로는 세미나 형식의 수업이 이뤄지기 어려워 내·외국민 할 것 없이 기대했던 수업의 질을 충족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에서 온 대학원 유학생 대표 우신영(국어교육학 석사과정)씨와 말레이시아에서 온 오지애(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박사과정)씨 모두 한국인과 교류할 기회가 적어 아쉽다는 입장이다.

우씨는 “현재 수강 중인 과목 모두 한국인보다 중국인이 더 많다”며 “한국인과 교류하고 대화하면서 한국어 실력을 늘리고 한국 문화를 배우려 했지만 수업에 한국인이 매우 적어 교류가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오씨 역시 “지난 학기에는 수강생이 전부 유학생인 경우도 있었다”며 “학과 특성상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토론하는 게 중요한데, 한국인이 한 명도 없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최지향 교수는 유학생의 유학 목적을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국내 대학원 진학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현 추세에서 유학생 유치는 재정적 측면이나 발전적 측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유학생은 한국 학생들과 교류하고 지적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어 하는데  내·외국인 대학원생의 불균형한 비율은 이를 해소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학원 내 유학생 증가가 부정적인 측면만 갖는 것은 아니다. 유학생 입학은 본교가 국제화에 다가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본교는 대학원 신입생 충원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 따라 유학생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혜숙 총장은 임기 내 실천할 주요 계획 중 하나로 ‘국제화’를 꼽기도 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해 본지 1543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김 총장은 “국제화는 여자대학으로써 이화가 제2의 도약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라며 “외국인 교수와 학위과정생 비율을 해외 유수 대학 수준으로 확대하고 국제화된 교육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국제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권 교수는 유학생 신입학 증가로 다양한 문화 교류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권 교수는 “다양한 나라의 대학원생과 수업 진행 시 다양한 국가 사례를 함께 학습할 수 있어 비교 표본으로 수업이 풍부해질 수 있었다”고 답했다.

 

유학생 석·박사생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

  교수진은 유학생 증가에 대비한 본교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으로 유학생을 위한 작문 프로그램, 한국어 학습 도우미 등이 있다.

  권 교수는 “국어교육학과를 비롯해 유학생 비율이 높은 학과들은 한국인과 외국인을 한 팀으로 구성해 논문을 쓸 때 도움을 준다”며 “유학생은 말하기 실력보다 작문 실력이 부족해 타 학과와 합심해 언어 교환 형식의 한국인 학습 도우미를 추진한 적 있지만, 교수 차원에서 이런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학교에서 작문 프로그램 등을 구성해 작문 능력 향상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유학생들 역시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학생 오지애씨는 “미국에서 석사를 할 때는 writing center가 있어 논문 제출 전 서식이나 문장 구조 등을 첨삭 받을 수 있었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유학생도 자신의 생각을 매끄러운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답했다.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한국인 도우미 제도는 시행하지 못하지만, 언어교육원 측에서 한국어 강좌와 국어 논문 특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대학원은 지도교수의 연구실과 실험실 체제로 운영되고 학과의 다양성,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해 일괄적인 제도를 시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이미 언어교육원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강좌 및 국어 논문 특강을 개설했고 추가 과목 개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한 특정 국가 유학생이 대다수인 현 상황에 대한 제도적 지원 역시 구비될 필요성을 보였다. 최 교수는 “유학생의 경우 학업뿐 아니라 행정적 측면에서도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한다”며 “본교처럼 특정 국가의 유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을 경우 담당 행정 조교를 배치하고 확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가 소속된 사회과학대학(사회대) 대학원의 경우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와 사회대 행정실 내 중국인 전담 V-조교를 각각 1명씩 배치했다. 사회대 행정실은 “한국말이 서툰 중국인 유학생이 행정실을 방문하더라도 언어 문제로 발생하는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중국어 조교 근무시간이 충분치 않다”며 “늘어가는 유학생에 대한 행정 시스템 지원을 보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중국에서 온 유학생 우신영씨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국교의 경우 중국인 유학생을 전담하는 행정 조교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신영씨는 “국어교육학과나 인문과학대 행정실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혹은 유학생을 위해 통역 및 행정처리를 전담하는 조교가 없다”며 "행정실 조교가 여러 번 반복해 설명해주긴 하지만,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말하고 싶은 내용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어가 가능한 조교가 있다면 의사소통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답했다.

  국제교류처 측은 “유학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각 단과대학 및 학과 유학생 간담회 지원, 비자 안내, 보험 가입 데스크 운영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지원 및 운영하고 있다”며 “유학생 증가를 대비해 기존의 지원체계 및 소통은 지속하고, 교내 부서와 긴밀히 논의·협력하여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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