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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박람회 위해 타대 기웃… 서러운 취준생
본교 2년 전부터 대규모 취업 박람회 대신 채용 설명회 및 선배 멘토링으로 대체… 학생들 불만 증폭
2017년 09월 18일 (월) 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A대학 취업 박람회에 참여하려고 두 시간을 걸려 도착했는데, A대학 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타대 취업 박람회에 가는 중인데, 왜 우리 학교 놔두고 다른 학교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달 학내 커뮤니티 이화이언(ewhaian.com)에 올라온 취업 준비생들의 푸념 섞인 글이다.

  기업들의 하반기 공채가 한창인 요즘, 각 대학에서는 대규모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본교는 취업 박람회를 열지 않아 취업 준비 중인 재학생들은 취업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른 학교에 방문해야하는 실정이다. 

  본교는 3년 전 열린 ‘2014 이화여자대학교 Job Concert’를 마지막으로 2015년부터 취업 박람회가 아닌 채용 설명회만을 진행한다. 취업 박람회가 특정한 날짜에 기업들을 한자리에 모아 박람회 형식으로 꾸리는 자리라면, 채용 설명회는 기업별로 여러 날짜에 걸쳐 학교에 방문하는 방식이다.

  경력개발센터(경력) 설명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을 같은 시간과 장소에 모아야 하는 취업 박람회는 비용에 비해 학생들의 취업 연계 효과가 미미했다. 또한 본교 취업 박람회에 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대기업 유치가 어려웠던 점도 주요한 배경이다.

  경력 관계자는 “대규모 취업 박람회보다 채용 설명회 같은 소규모 1대1 맞춤 개별상담을 강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재작년부터 채용 설명회만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기업의 개수가 적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공채 시즌에 본교 채용 설명회에 참가한 기업은 약 40개다. 상반기 채용 설명회까지 합하면 올해 약 90개(15일 기준) 기업이 참가했지만, 대규모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는 타 학교에 비해 참여 기업 수가 적다. 이번 달 연중행사인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는 각각 약 170개, 140개, 130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 연세대 취업 박람회에 참가한 본교생 ㄱ(국제·13)씨는 “박람회 규모가 커서 놀랐고 부스에서 학생들이 기업에 먼저 취직한 학회나 동아리, 과 선배와 인사하는 등의 네트워킹이 너무 부러웠다”고 말했다. 

  경력은 본교 취업 박람회에 대한 대기업들의 소극적인 반응에 대해 ‘여대’라는 특성을 그 이유로 추정했다. 한정된 시간 동안 많은 대학교의 취업 박람회에 참가해야 하는 기업은 여대보다 남녀공학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경력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공채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취업 박람회까지 참여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남녀공학에서 취업 박람회를 진행하는 것이 시간대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경력은 본교의 위치도 그 원인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본교가 속한 서대문구는 서강대, 연세대 등 다양한 대학이 모인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기업이 지역별 취업 박람회에 참가할 때 서대문구 지역에서는 본교보다 규모가 큰 남녀공학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남녀공학에서 개최되는 취업 박람회에 참가하려고 하는 이유에는 전공 비율의 영향도 있다. 채용 규모를 비교했을 때 인문사회 계열보다는 공학계열 전공자를 선호하는 기업이 많다. 그런데 본교의 경우 공대생의 비율이 약 7%인데 반해, 연세대의 경우에는 공대생 비율이 약 20%이다. 때문에 기업은 수요가 더 많은 대학을 택한다는 것이다.

  ㄴ(인문·12)씨는 “취업 시장에서 여성들이 불리한 상황이라면 학교가 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학교는 큰 규모로 취업 박람회를 여는데 우리 학교는 아예 사라졌다는 게 취업 준비생의 입장에선 학교가 미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력은 현실적인 한계로 취업 박람회를 진행하지 못함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대체 방안을 연구 중이다. 실제로 재작년에는 취업 박람회 대신 학생들의 관심사와 수요에 맞춘 ‘여대생 커리어 페어’를, 작년에는 다양한 기업·직무에 재직 중인 동문 선배들과의 멘토링을 중심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커리어 페어(Creative Career Fair)’를 진행했다.

  경력은 “취업을 준비하는 본교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학생들 수요에 맞는 기업들을 타겟으로 ‘여대생 커리어 페어’를 개최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부터 시작한 ‘크리에이티브 커리어 페어’는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도 개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일률적인 정보보다 재직자의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취업 준비생 김수정(중문·14)씨는 “좋은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우리 학교의 채용 설명회나 취업 박람회의 규모가 비교적 작다는 것을 인지한 이상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력 관계자는 이런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 “여러 고민 끝에 취업 박람회를 열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향후 박람회가 필요하다면 다시 개최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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