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 학생들 “사실상 강요” 불만 토로

  “종교행사를 필수참여로 운영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비민주적인 행위입니다.”

  10일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올라온 한 간호학과생의 글을 필두로 간호대학(간호대) 개강예배 필수참석에 대한 논의가 불거졌다.

  간호대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종교에 상관없이 필수 참여를 권유하는 개강예배를 매 학기 진행해왔다. 주로 기독교 동아리나 소모임에서 주최하는 다른 단과대학 개강예배와 달리 간호대는 학생회 종교국에서 개강예배를 시행한다.

  이번 학기 개강예배는 10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간호대 학생들에게 공지됐다. 메시지에는 ‘수업, 피치 못할 사정을 제외한 개인적 약속은 불참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간호대생 ㄱ씨는 “특정 종교의 행사를 강압적으로 참여하게하는 것은 부조리하다”며 “강제로 진행할 것이라면 개강예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간호대 학생회는 입장글을 12일 학과단톡에 게시했다. 간호대 학생회는 입장글을 통해 “개강예배는 ‘예배’라는 형식에서 일정 부분 종교성을 띠지만 이는 종교성을 강요, 주입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간호대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함께 모여 한 학기를 맞이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러한 의의를 잃지 않고자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공지에 ‘필참’란 단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강예배의 불참에 대해 어떤 불이익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간호대 학생회는 13일~15일 개강예배에 대한 간호대 재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자 헬렌관 로비에 건의함을 설치해 개강예배와 관련한 의견을 받았다.

  하지만 ㄱ씨는 “대형전공강의가 열리는 강의실 바로 앞에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 건의함이 놓여져 있다”며 “보는 학생들이 많아 쪽지를 넣으려다 주저했다”며 건의함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간호대 학생회는 “건의함을 설치해 개강예배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아직 전체 학생의 의견을 들어보지 않아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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