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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으로 하나 된 다른 생각, 지하보도에서 만나다
11월2일까지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에서 본교 건축학부・EPFL 학생 합작 선보여
2017년 09월 11일 (월) 원은설 기자 silversnow96@ewhain.net

 

   
 
  ▲ 본교와 스위스 로잔공과대학(EPFL·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학생들이 협업해 만든 건축물 ‘그라운드스케이프(Groundscape)’. 두 학교 학생들은 을지로 지하보도를 약 100m식 27개의 영역으로 나눠 작업한 후 공동 워크숍에서 이를 이어붙였다. 사진은 이어진 건축모형의 전경. 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가느다란 검은색 철골 구조가 일렬로 늘어선 27개의 흰색 설계 모형을 떠받치고 있다. 얼핏 보면 긴 열차 같기도 한 작품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구조물의 이름은 ‘그라운드스케이프(Groundscape)’. 이윤희 교수(건축학과)가 지도한 건축학과 학생들과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스위스 로잔공과대학(EPFL·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건축학과 학생들이 협업해 제작한 설계 작품이다. 1호선 동대문역부터 2호선 을지로입구역까지 서울 중구 지역을 잇는 을지로 지하보도를 현대 사회에 맞춘 지하 공간으로 개선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 작품은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참여작이다.

  EPFL 학생들을 이끈 도미니크 건축가는 본교 지하 건물인 ECC를 설계했다. ECC처럼 지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도미니크 건축가에게 직접 지도를 받는 EPFL 학생들과 생활 속에서 ECC를 경험하는 본교생들은 을지로 지하보도를 공동 연구 주제로 선택했다.

   
 
  ▲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앞에 전시된 철제 모형의 일부. 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두 학교 학생들은 2.7km 길이에 달하는 을지로 지하보도를 약 100m씩 27개 영역으로 나눴다. 약 30m 길이로 축소한 지하보도 모형을 들여다보면 게스트 하우스부터 대형 상점, 도서관까지 없는 것이 없다. 본교생들은 지난 1월부터 14개 영역을, EPFL 학생들은 작년 가을학기부터 13개 영역을 담당했다. 두 학교는 지난 4월17일~20일 본교에서 진행된 공동 워크숍에서 각자 설계한 모형을 하나로 이어붙였다. 이 교수는 이러한 방식을 ‘우아한 시체’ 기법이라고 설명한다.

  “우아한 시체 기법은 프랑스 초현실주의자들이 썼던 기법이에요. 예술가들이 하나의 공간을 분리해 하나씩 담당하고 상의 없이 작업 활동을 한 후 마지막에 이를 병합하죠. 이 때 예상치 못했던 공통점이나 신선한 결과를 얻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을지로 지하보도도 본교 학생들과 스위스 학생들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방식으로 설계 모형을 만든 후 지난 4월 처음 병합을 시도했죠.”

  지하 공간을 재구성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단조로운 지하보도의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공동 워크숍에서 각자의 설계 모형을 펼쳐 놓은 순간 이 교수와 본교생들은 기존 을지로 지하보도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 교수는 워크숍 이후 학생들에게 각자가 맡은 영역을 도시 맥락을 이해해 지상까지 과감히 확장시키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서울시 종로구 세운상가, 상가의 지하주차장, 주변 보도를 직접 살펴보고 이를 반영한 지하 공간 설계를 강조했다. 

   
 
  ▲ 지난 4월 본교에서 열린 공동 워크숍에서 학생들이 설계 모형을 보고 논의하고 있다. 제공=남궁선 사진작가  
 

  도시 공간을 주변 상황과 연결시켜 설계하는 것과 더불어 이 교수는 지하의 새로운 해석에도 집중했다. “‘그라운드스케이프’는 작품명이자 지하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일컫는 신조어이기도 해요. 사람들은 흔히 하나의 공간을 지상과 지하로 이분화 하죠. 그러나 우리 연구는 감춰져 있던 지하 공간을 드러내어 지상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이뤄졌어요. 지하 공간이 어둡고 버려진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햇빛, 공기, 바람, 소리 등 지상 요소들을 지하 공간에 들여오는 것이 중요했죠.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버려져 있는 을지로 지하보도를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지상 도시 서울과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었어요.”

  한국과 스위스라는 다른 국적의 학생들은 을지로 지하보도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 했다. 평소 을지로를 방문할 기회가 적었던 EPFL 학생들은 공간을 섬세하게 다루지는 못했지만, 을지로 지하보도를 통로로서만 생각하는 선입견을 배제한 설계를 보여줬다. 그들은 서울의 좁은 도로 공간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원형 로터리 도로 형식을 건축물에 적용했다. 27개 영역에서 드러난 3개 원형 공간은 모두 EPFL 학생들의 작품이다. 또한 그들은 목재, 석고와 같은 큰 부피의 재료를 통해 전체 구조를 잡고 세부적인 구조를 파내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반면 본교생들은 자신들이 생활하는 도시와 지하 공간에 대한 심층적인 관찰을 시도했다. 더불어 을지로에 대한 방대한 국내 자료를 통해 구조, 연결, 용도 등 세부적인 부분까지 고려했다. 모형을 만들 때는 얇고 가벼운 우드락 같은 소재를 사용해 쌓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얇은 재료를 층층이 쌓아 뼈대 구조를 만들고 검토를 거듭해 전체 구조를 완성시킨 것이다.

   
 
  ▲ 본교 학생들을 지도한 이윤희 교수. 사진=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방식과 재료는 달랐지만, 두 학교는 ‘건축’이라는 공통점으로 작품을 마무리 했다. ‘그라운드스케이프’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본관 앞,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인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지상과 지하를 통합하는데 주력한 작품인 만큼, 실제 도시의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 교수의 의견 때문이다.

  “야외에 설치하면 관객이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요. 실내보다는 도시 안에서 두 학교의 작품과 도시의 사람들이 소통하며 같이 존재하길 바랐죠. 개인적으로는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 웅장한 규모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구조물, 그 주변을 이루는 빌딩, 국제 스튜디오 섹션을 이루는 컨테이너 박스, 마지막으로 전시 작품의 스케일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원했어요.”

  ‘그라운드스케이프’가 전시된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는 11월5일(일)까지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1980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시작된 도시건축 비엔날레의 서울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뉴욕, 런던, 상하이 등 세계 50개 도시에서 온 1만6200명이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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