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대학(Hochschule Dusseldorf)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있었다. 유럽 등지의 이런 안타까운 사건들은 내가 독일로 교환을 떠난 2016년 3월 이전에도 있었다. 출국 직전 인사드리러 갔던 외할머니댁에서도 걱정 어린 말씀을 들어야 했다. ‘한국도 아직 휴전중인걸요’하고 너스레를 떨며 떠났지만 막상 로마와 파리 시내의 총을 든 군인들을 마주했을 때의 위압감은 생각보다 컸다. 내가 지낸 도시인 뒤셀도르프에서도 공격은 있었다. 한국에 귀국한 이후였고 사망자는 다행히 없었으며 IS소행도 아니었지만 자주 드나들던 중앙역에서 칼도 아니고 도끼부림이 있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독일에서의 교환학생을 추천한다.

  만약 교환학생을 망설이는 이유가 단지 뉴스가 주입한 두려움 때문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길 권한다. 특히 해외에서 살아볼 기회가 지금까지 별로 없었다면 더 그렇다.

  독일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내가 얼마나 독일을 막연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건 도착하고 한참이 지난 후였다. 뜬금없게도 베토벤 생가에서 베토벤이 썼다는 편지를 보다가 느꼈다. 독일인의 국산차가 벤츠인 거나 알았지 국산위인이 마르크스라고 생각해보진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교환학생들이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나를 한국인이라고 소개할 때마다 저마다의 반응을 보며 한국이세계 속에서 어떤 이미지인지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독일에서 삶과 비교하여 한국이 생활하기에 어떤 점이 편하고 불편한지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가고 싶은데 자금이 걱정인 분들도 처음부터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과외를 몇 개 해서라도 가길 권한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게 해낸 친구가 있어서 쓰는 말이다. 또한 미래에셋 같은 장학금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독일에 도착한 뒤 비자가 연장된 이후엔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도 가능하다. 뒤셀도르프가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의 경우 학비가 따로 없으니 교환학생보다 방문학생으로 가게 된다면 등록금을 아낄 수도 있다. NRW의 학생들은 매 학기 30만원 정도를 학교에 내고 주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발급받는다. 독일의 경우 생활물가가 싼 편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 물론 독일에 머무는 내내 궁핍해서는 안 되겠다. 지금을 더 누리기 위해 가는 것이지 방에서 숨만 쉬려고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독일에 가기 전까지 독일어 알파벳 이름도 잘 모르던 내가 귀국한지 6개월이 넘어가는 이 시점까지 언젠가 독일에 돌아갈 것이라 다짐하며 독일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기대에 부풀어 도착한 곳에서 부딪힌 교환생활이 마냥 빛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서 살아보니 별 거 없더라’ 마저도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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