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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총장의 새 이화··· "이사회 개편, 평가제도 개선"
2017년 05월 29일 (월) 양한주 선임기자, 남미래 선임기자 yangzak@ewhain.net, mirae1201@ewhain.net
   
 
  ▲ 그래픽=이화미디어센터 박현기 조교  
 

  새로운 이화의 서막이 올랐다. '미래라이프대(미래대) 사태' 이후 첫 총장인 김혜숙 총장이 26일 당선됐다. 김 총장은 이화의 문제점과 구성원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과 통합을 통해 새 출발을 도모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됐다. 또 정유라 입학·학사 특혜로 얼룩진 이화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도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는 학교발전에 관한 소견서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이화,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이화, 대학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는 이화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본지는 김 총장이 이끄는 '새 이화'는 어떤 모습일지 그가 소견서, 교수·학생·직원·동창 대상 정책토론회(토론회) 등에서 제시한 공약을 통해 살펴봤다.

 

  △ 거버넌스 개방 및 소통이 ‘핵심’? 이사회 개편, 행정구조 분권화 통해 학내 민주주의 구축

  본교는 작년 미래대 사태를 기점으로 학내 민주주의에 내홍을 겪었다. 김혜숙 총장은 학내 갈등을 극복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사회 구조 개편, 행정구조 민주화 등 거버넌스 개방 및 민주화 공약을 가장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김 총장은 학교법인 이화학당 이사회(이사회)의 전면적인 구조 개편을 주된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사회의 제도 및 구조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온 바 있다. 작년 10월25일 김 총장이 당시 공동회장으로 재임했던 교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사회는 명예이사장 제도, 종신 이사를 허용하는 제한 없는 중임제도, 이사 선임의 임의성 등 전근대적 제도와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총장은 직원 대상 토론회 답변지를 통해 “이사회 아래에 상임위원회와 특별 목적을 가진 특별위원회로 나누고 다양한 이사회의 기능이 가능하도록 발전전략위원회, 투자위원회, 감사위원회 등을 구성하겠다”며 이사회 개편의 구체적인 방향을 밝혔다.

  이사진의 구성과 운영방식도 바꾸겠다고 했다.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본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이사진을 영입하고 동창 이사의 연령 및 직업별 다양성을 확보하는 등 이사진 인적 구성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모호하게 규정된 이사진 임기를 구체적으로 제한해 종신제의 폐해를 방지하겠다는 세부 공약도 있었다. 이화학당 정관 제3장 제1절에 따르면 이사회의 구성은 이사 8인, 감사 2인으로 임기는 각각 4년, 3년이지만, 이사는 중임 제한이 없으며 감사에 한해 1회로 중임이 제한돼있다.

  그러나 이화학당 정관 제3장 제2절에 따라 이러한 개편은 이사회 재적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이사정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통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구조 개편에 대한 이사회와의 협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구조의 민주화 역시 김 총장의 주요 공약이다. 그는 소견서에서 “중앙집권화된 행정 제도를 단과대학(단대)별로 분권화해 부분적 책임경영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단대의 학문과 연구영역의 다양성을 존중해 제도적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율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행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의 권한을 확대하고 보직자 임명의 타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적임자 임명을 위해 현재 교수가 전담하고 있는 부처장제를 직원에게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직자 임명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고, 학장의 경우 임명 전에 일정기간 예고하고 선임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처신과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업무 처리를 하는 학장 등 소속단위 리더를 소환하는 학장 소환제도를 실시해 상향식 평가를 확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를 통한 소통 채널의 확보도 주요 공약으로 강조했다. 최경희 전(前) 총장의 문제점으로도 지적된 바 있는 소수의 독단적 의사결정 과정이 본교 의사소통 구조의 본질적 문제라고 본 것이다. 이에 김 총장은 중요 사안의 의사결정 사유 근거를 유레카통합행정시스템에 명확히 기록·보존하는 등 투명한 소통 창구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 직제상의 의사소통 구조도 내실화할 계획이다. 교무회의를 실질적인 논의기구로서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각 학장이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후 전체 학교 차원에서 토의·결정하는 등 교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절차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타운 홀 미팅의 정례화, 모든 교수 및 직원들과 임기 중 미팅, 익명 청원제 등을 도입해 활발한 소통을 약속했다. 

 

  △ 연구 인프라 확충 통해 연구의 질 높이고, 성적 부담 완화해 자유로운 학문의 장으로

  김 총장의 연구·교육 공약의 핵심은 수치화된 경쟁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학문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다. 교수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여 교수는 연구와 강의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의 학업 부담을 낮춰 대학의 본질적 역할을 강화하고 진정한 학문의 의미를 찾겠다는 것이다.

  특히 교수의 연구를 도와 연구 중심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한 인프라 확충 공약이 다수 제시됐다. 김 총장은 교수가 필수로 담당해야 하는 강의 책임시수를 연간 12학점으로 하향 조정하고, 신임교원에게 의무로 부과되는 영어강의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교수가 맡고 있는 보직을 감축해 행정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있었다. 또 번역, 학술지 게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외부 연구 지원 신청을 돕는 연구원을 둬서 연구비를 효율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교수의 책임시수가 줄어들 경우 다른 대안이 없는 한 필연적으로 강의 개설 및 분반 수가 줄어들게 되므로, 현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학생의 수강권 보장 문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이에 따른 보완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현행 교수 평가 제도의 부당한 부분을 꼬집으며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교수 대상 토론회에서 “실적을 위한 연구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돼야 한다”며 “연구의 질에 포커스를 맞춰 개인 연구자의 자율성과 다양성, 창의적인 정신이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승진·승급 및 재임용 제도와 정년보장심사를 개선하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 채널을 제도화해 전체적인 평가 제도의 투명성 제고를 목표로 삼았다.

  정량적인 학생 평가 제도를 개선하고 강의의 질을 높여 근본적인 교육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특히 대형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립트 러닝을 응용해 사이버캠퍼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토론 수업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수강권 보장을 위해 분반 제한을 완화하고 학생 수요 중심의 사후 분반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나친 성적 경쟁을 지양하고 자유로운 학문 탐구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S/U(Success/Unsuccess) 과목 확대, 상대평가 학점 비율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여성’의, ‘이화’에 의한, ‘모두’를 위한 복지 … 여성 생애주기 고려·인권센터 통한 행복권 보장

  복지 공약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육아 관련 공약이었다. 여자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여성 생애 주기에 맞는 다양한 복지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김 총장 복지 공약의 핵심이다. 김 총장은 남녀 교직원 모두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활성화하고, 아이가 있는 교직원과 대학원생을 위한 탁아 및 휴게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인권센터 설립도 주요 복지 공약이다. 김 총장은 학생인권센터에서 학내 학생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 언론 매체 등에서 일어나는 본교와 본교생에 대한 모욕, 언어폭력도 다룰 계획이다. 또, 대학원생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권리장전 역시 학생인권센터를 통해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학생 대상 토론회 답변지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 안에서 진정한 이화인으로서의 정체성 확인과 유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간 마련 및 활용 공약도 제시했다. 학생 사회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공간 문제에 그는 대해 학생 대상 토론회 답변지에서 “공간과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점을 전수적으로 파악해 공간 배분 및 사용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통적으로 강의동 역할을 해왔던 건물의 열악한 교육환경도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교수 간 자유로운 교류의 장이자 대학의 권위를 상징할 수 있는 교수회관을 마련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젊은 연구자, 외국인 교원, 단기 체류 교원 등 학내 커뮤니티를 위한 주택 중개 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 캠퍼스 타운을 형성하겠다는 이색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직원의 임금 및 복지 수준 개선도 약속했다. 김 총장은 직원의 복지 및 임금 수준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타 대학과 비교를 통해 적정 수준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임금 인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직원을 증원해 유연 근무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 재무구조 개혁으로 투명하게 수익사업 다양화로 튼튼하게, 모금방식의 체계화 기틀 마련

  공약 이행과 각종 교내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작년 미래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부 재정지원금이 최대 30% 삭감되고 2009년 이후 연이은 학부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 등으로 학내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재정 공약의 현실성은 김 총장의 공약 실현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이화브랜드위원회를 만들고 모금 전문가를 스카우트하는 등 기부의 전문화를 통해 3000억원을 모금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동문 전체 21만 명중 1000명을 대상으로 인당 1억원, 만명을 대상으로 인당 1000만원, 10만명을 대상으로 인당 100만원을 모금하는 것을 모금의 구체적 방향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적립금의 효율적 활용도 주요 재정 공약이다. 적립금을 늘리기 위한 대내외적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학생을 위해 긴급하게 사용돼야 하는 경우 적립금이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화를 통한 효율적 투자의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수익사업 다변화를 통한 재정 확보 방안도 있다. 단대 자율성이 강화되면 단대별 수익사업 분권화가 가능하며 이를 통한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김 총장의 주장이다. 더불어 그는 이화라이프타운 사업을 수익사업으로 제안했다. 이화라이프타운 사업은 웨딩, 여가 및 문화활동, 건강관리, 사교 등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재무구조 개혁과 투명한 공개도 핵심 재정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총장은 입학금, 등록금 등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학생 대상 토론회 답변지를 통해 “기존의 불투명했던 입학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산정해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고, 학과마다 편차가 큰 등록금 상황을 점검하고 적정수준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분별한 사업 진행은 지양해 양적 사업 추진 과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폐해는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책사업을 선별적으로 수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책사업의 과장된 수익과 비용을 분석하고 선별적으로 사업 수주를 추진하는 국책사업총괄본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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