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작가 초청 특강

▲ 「허삼관 매혈기」의 저자 위화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문학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또 문학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24일 오후2시 ECC 극장에서 중국의 소설가 위화(Yu Hua)가 ‘문학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을 맡은 위 작가는 장편 소설 「허삼관 매혈기」로 세계 문단의 극찬을 받으며 중국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해 현재까지 전 세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약 200명이 참가한 이번 특강에서 위 작가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문학의 가치와 영향력에 대해 논하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며 청중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학은 삶으로부터 비롯돼

  문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위 작가는 “모든 문학이 생활 속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문학과 삶의 관계를 정의했다. 그는 “현실주의 소설이든 환상적인 내용의 신화든, 문학은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며 “사람이 하늘을 날거나 부활하는 허무맹랑한 소설 속 이야기들도 실제로는 작가가 현실에서 경험한 요소들이 접목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위대한 작가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쳤을 일상의 사소한 장면에서도 영감을 얻어 글 속에 재현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품 속 설정이 비현실적으로 보일지라도 모두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의 소설 「백년의 고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사람이 하늘을 난다는 불가능한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던 작가는 이불을 털고 있던 하녀를 보고 영감을 얻어 해당 장면을 집필했다”며 “이처럼 작품 속 다소 황당한 요소조차도 현실의 조각이 반영돼 완성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문학 또한 삶에 영감을 준다

  이어 위 작가는 작품이 독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중국인 중 대다수 잠들기 전 소설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소설을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는 사람들을 두고 그는 “현실 속의 나쁜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허구적 인물을 생각하게 된다”며 “문학을 통해 현실 속의 골치 아픈 문제로 인한 감정의 응어리를 치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허구적인 작품 속 내용을 통해 독자는 현실에 억제돼 있던 욕망과 감정을 녹여낼 수도, 표출할 수도 있다”며 “문학 작품을 통해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불안한 감정까지 발산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정서적으로 슬프거나 불안할 때 문학작품을 읽으면 최소한 독자의 우울증은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문호가 글쓰듯 독자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  

  위 작가는 글을 쓸 때 필요한 용기에 대해 설명하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그는 “위대한 작가들은 글쓰기 장면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절대 회피하지 않을 뿐 아니라 스스로 이런 어려움을 만들어내 극복한다”며 “대문호인 스탕달이 소설 속 위대한 장면을 창조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이와 같다”고 용기의 중요성을 제고했다. 끝으로 그는 소설을 쓸 때 필요한 용기는 현실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며 독자들 또한 삶 속에서 용기를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할 것을 조언했다.

  강연에 참석한 송월명(스크랜튼·15)씨는 “한국에서 홀로 유학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기에 위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했는데 주인공의 상황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었다”며 “위 작가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여솔(중문·17)씨는 “작가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표현한다고 했던 말이 무척 와닿았다”며 “불행한 사람은 행복한 소설을 쓰고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소설을 쓴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특강을 개최한 중국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의 사회상과 중국인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취지로 작가를 초청했다”며 “이번 특강을 통해 해외 전문가와의 학술 교류와 발표 활동 지원을 통해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제적 지식을 공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