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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서의 두 번째 매듭... 47년간 이어진 상상의 흐름을 만나다
2017년 05월 29일 (월) 정혜주 기자 pondra@ewhain.net

  ‘19702017 김보희’.

  이번 전시회 제목은 김보희 교수(동양화과)의 1970년 본교 입학부터 2017년 8월 정년퇴임까지 그의 47년 예술 인생을 보여준다. 김 교수의 정년 퇴임을 기념하는 ‘19702017 김보희’전이 6월1일(목)~10일(토) 이화아트센터와 이화아트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전시에서는 김 교수의 학부생 시절 작품부터 올해 작업한 작품까지 그가 그려온 작품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했던 오광수 평론가는 화집 ‘김보희’(2017)에서 ‘김 교수의 작업을 범주화한다면 한국화에서도 채색화 계통에 속하는데, 채색화의 경우 여성 작가가 두드러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뛰어난 채색화를 만나기 쉽지 않은데, 그의 독자적인 세계가 뛰어나다’며 김 교수를 극찬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그때 그때 좋아하는 대상을 소재로 삼는다”고 말한다. 학부생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1972년 학부생이던 김 교수가 그린 ‘Sunflower and goats’(1972)는 그가 한창 해바라기와 염소에 관심을 가졌을 때 탄생했다. 두 마리 염소가 해바라기 밭 사이를 거닐고 있고, 높이 솟은 해바라기 줄기에는 나팔꽃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 또한 해바라기와 염소라는 독특한 조합이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은 단순한 풍경을 뛰어넘어 사색과 명상의 세계로 관람객을 인도한다.

 

   
 
  ▲ Sunflower and goats(1972) 제공=본인  
 

  ‘Graduation’(1981)은 그가 대학원을 졸업했을 때의 모습을 모델로 그렸다. 이 작품에서는 당시 흰 한복 위에 졸업 가운을 입고 졸업식을 치르던 문화도 찾아볼 수 있다. 김 교수는 “교수로 퇴임하면서 여는 전시회인 만큼, 동문으로서 졸업한 모습을 담은 작품이 의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작품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 Graduation(1981) 제공=본인  
 

  시대별로 작품을 관찰하다 보면 김 교수의 화풍이 고전적 사실주의에서 점차 추상성을 더한 사실주의로 전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교수의 ‘Untitled’(2003)는 그가 집에서 기르던 장미꽃을 묘사한 것이지만, 색의 조합과 모양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실제로 있을 것 같지만 없는’ 노란색 꽃을 만들어냈다. 

 

   
 
  ▲ Untitled(2003) 제공=본인  
 

  김 교수는 ‘Untitled’처럼 존재할 것 같지만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그려낸다. ‘Towards’(2011)는 그가 제주도에서 본 열대우림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다. 김 교수는 도마뱀, 새, 원숭이 등 그곳에 없던 동물과 상상 속 열매와 꽃을 그려 열대우림을 실재하지 않는 장소로 만들었다. 김 교수가 좋아하는 동물과 제주도의 자연이 만나 그가 꿈꾸는 자연이 완성된 것이다. 

 

   
 
  ▲ Towards(2011) 제공=본인  
 

  그의 화풍은 2000년대 중반 제주도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극적으로 변화했다. 2004년 김 교수는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했고 제주도의 밝은 햇살, 토종식물,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광을 접하게 된다. 오 평론가는 ‘제주도에 작업실을 마련한 이후 제주 특유의 자연이 그의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가꿔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며 ‘제주의 환상적인 풍경이 그의 채색화와 접목되면서 더욱 환시적인 세계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에 그는 점묘법과 어두운 색을 이용해 강변산수를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자연은 그의 그림을 동식물의 싱그러움과 에너지로 가득 채웠다. 또한 야자수와 파파야, 선인장 등 열대식물이 작품에 자주 등장하게 됐다. 

  제주도에서 살기 전에 그린 ‘Mountain’(1998)과 ‘Towards’(2010)를 비교하면 화풍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강원도와 양수리의 산과 강을 담은 ‘Mountain’은  어두운 색채로 표현됐다. 반면 김교수가 제주도에서 작업한 ‘Towards’는 주로 초록색을 사용해 묘사했다. 또한 자연을 멀리서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연 속으로 들어가 대상과의 거리를 좁혔다. 

 

   
 
  ▲ Mountain(1998) 제공=본인  
 
   
 
  ▲ Towards(2010) 제공=본인  
 

  김 교수는 “이번 전시회로 지난 47년간의 한 작가의 예술적 변화와 그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 전시회를 보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믿고 사랑하며 그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는 예술가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후진을 양성하는 막중한 책임에서 한 발 벗어나 이제는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예술세계를 펼쳐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 교수는 47년의 여정을 이화에서 시작해 이화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그러나 그의 예술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뿐이다. 김 교수는 ?내 그림을 볼 때 나 자신이 자연과 주위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거나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의 그림은 계속 달라졌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늘 변화해왔던 김 교수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앞으로 그가 탄생시킬 색다른 세계를 기대하게 될 것이다. 

 

  김보희 교수

   
 
  ▲ 김보희 교수 제공=본인  
 

  본교 졸업생인 김보희 교수(동양학과)는 1993년부터 현대 한국채색화를 가르치고 있다. 2008년~2010년에는 100주년 기념 박물관장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백양회 공모전 장려상(1973), 백양회상(1974), 현대미술관장상(1975)을 수상했다. 또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네 차례 입선했고, 제30회 국전에서는 특선을 하기도 했다. 국전은 화단에서 매우 권위 있는 미술전람회로, 1981년 막을 내렸다. 김 교수는 국전 폐지 후 제1, 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에 선정됐다.

  그는 20회의 개인전과 50회 이상의 국내외 단체전을 진행했으며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시립미술관, 대한민국 주 중국대사관, 대한민국 주 쿠웨이트대사관 등 다양한 곳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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