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8일 ‘2017학년도 1학기 강의우수 및 영어강의우수교원 상패 수여식’에서 7명의 교수가 우수강의교원상을 수상했다. 본지는 방세훈 교수, 서승희 교수, 원숙연 교수, 유영민 교수, 이숙향 교수, 창동신 교수 6명의 수상자를 인터뷰해 2주에 걸쳐 각 3인씩 싣는다. 이상기 교수는 개인 사정상 인터뷰하지 못했다. 이번 호에서는 방세훈 교수, 서승희 교수, 원숙연 교수에게 보다 나은 강의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경제학과 방세훈 교수 “개념을 완벽히 이해시켜 경제의 기초를 다진다”

▲ 방세훈 교수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나

  내가 가르쳤던 ‘경제 원론’, ‘미시경제이론’, ‘경제 수학’은 경제학의 기초 과목이다. 원론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문제를 기계적으로 잘 푸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쉽다. 나는 학생들이 개념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고를 수 있도록 학기 초반에 내 수업의 특징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수마다 강의의 방식이나 중점을 두는 내용에 차이가 있으므로 내가 추구하는 수업 방식과 주요 강의 내용을 학기 초반에 충분히 설명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 자신의 선호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의를 준비할 때 학생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무엇인가

  학생들이 공부할 의욕을 느끼도록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한다. 트렌드와 관련지어 수업 내용의 예시를 제시하기 위해 잘 안 보던 TV도 일부러 보거나 아내에게 어떤 것이 유행인지 물어보기도 한다. 

또한 수업 중간에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간대가 있기 때문에 강의를 준비할 때 시간대를 고려한다. 파워포인트를 제작할 때도 수업 시작 후 몇 분이 지났을 때 학생들이 문제를 풀게 할지 계산해 만든다. 

  -사회과학대학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과인 만큼 대형 강의가 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형 강의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듣는 대형 강의를 맡게 되면 종강이 다가올 때까지 얼굴이 익숙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그래서 출석 체크를 할 때 하루에 적어도 15명은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마주치려고 한다. 

  학생들로부터 이메일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한 학생이 한 통씩 써도, 쌓이면 수십 통이 된다. 처음엔 일일이 답장하기 힘들었지만, 학생과 의사소통한다고 생각하니 나중에는 오히려 반가웠다. 그래서 정성껏 답을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수업에서 집중력,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 보인다.

  -‘미시경제이론’을 영어강의로 수업했다고 들었다. 국문강의보다 전달력이 떨어지거나 학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 어떻게 노력하는가

  천천히 반복해서 이야기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비영어권 강사가 영어로 강의하면 유창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친숙하고 쉬운 단어를 사용해 최대한 간단하고 명료한 문장으로 표현해 주면 효과적이다. 파워포인트와 같은 시각 자료도 많이 준비한다. 아무래도 영어가 한국어보다는 알아듣기 어려울 테니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각 자료에도 신경 쓴다. 

  -강의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

  학기를 마치고 ‘교수님 덕분에 경제학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는 쪽지를 받을 때다. 학생들이 보통 경제 원론을 듣고 경제에 재미를 느껴 경제학에 입문하는데, 이후 미시경제, 거시경제를 배우면서 흥미를 잃는다. 경제 원론은 내용이 현실과 연결되지만 이후 배우는 이론은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추상적인 부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명하는데 이를  알아주면 기분이 좋다.

 

  국어국문학과 서승희 교수 “학생들의 자율에 맡기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 서승희 교수 제공=본인

  -학생들이 본인의 강의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특별히 강의를 잘했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우리말과 글쓰기’ 과목을 담당해 온 국어국문학과 선배 교수님들의 노하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 선배님들께 하나하나 질문하며 배웠던 기억이 난다. 국어국문학과에서는 연 4회 워크숍을 통해 강의법을 공유하고 있고, 강의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어 문법이나 글쓰기 방법은 이론 중심이다 보니 학생들의 흥미가 떨어지기 쉽다.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수업 중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농담을 던지거나 짧은 동영상과 시의성 있는 이슈 등을 활용한다. 학생들은 대부분 집중력이 좋기 때문에 내가 조금만 준비해가도 좋은 반응을 보여준다.

  -학생들의 수행을 평가할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가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말하기에 거부감이 없는 학생들이나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다소 서투르더라도 주어진 과정을 성실하게 밟아갔는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결과보다 과정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말과 글쓰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좋아한다. 학생들이 열심히 준비해 온 발표를 진지하게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기특하다. 소논문 주제나 개요 때문에 나를 찾아 왔던 학생들에게 내가 해준 조언들이 도움 됐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우리말과 글쓰기’에는 팀 프로젝트 발표와 소논문 과제가 있다. 대학에 처음 입학한 새내기들에는 쉽지 않은데 어떻게 지도하는가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팀 프로젝트 회의는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 진행하되 학생들이 조언을 구하면 방향을 제시해준다. 새내기들은 대부분 논문을 처음 써보기 때문에 소논문 과제를 힘들어한다. 이들은 공식 면담만으로는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 부족함을 느껴 종종 나를 찾아온다. 수시로 학생들과 쪽지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본인만의 철학이 있나

  ‘우리말과 글쓰기’는 대학생으로서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방법을 배우는 실용적인 과목이다. 학술적 글쓰기의 형식과 체제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글로 표현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 수업으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것과 학생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행정학과 원숙연 교수 “학생들이 문제 내는 ‘나도 교수’로 수업의 주인 만든다”

▲ 원숙연 교수 선모은 기자 monsikk@ewhain.net

  -자신의 강의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이 많이 생각하고 서로 토론하게 한다. 수업은 교수와 학생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공동작품이다. 내가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수업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내 수업에서 나와 학생들은 서로에게 선생이며 학생이다. 

  토론이 어려운 대형 강의에서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 영상을 본 뒤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학생들이 소감을 이야기하며 서로 배우는 학습이 되도록 만든다. 

  또한 한 학생도 놓치지 않고 함께 가려고 한다. 수업 내용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으면 별도로 시간을 내 이해시키면서 모두 아우르며 가려고 했던 것을 학생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하다.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가

  모든 교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나는 수업 준비를 정말 많이 한다고 자부한다. 수업 시간의 약 2.5배만큼 준비하고 학생들에게 제시할 문제를 완전히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강연 및 뉴스 영상, 시, 콩트 등 다양한 자료를 사용한다. 학생들이 먼저 영상 자료를 보내주기도 한다. 

  -팀프로젝트와 토론을 자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팀프로젝트를 싫어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지만 같이 일하는 것이 어렵다고 자꾸 피하면 사회에 나갔을 때도 협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팀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려면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토론도 마찬가지다. 힘들어하거나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학생들은 보통 잘 하고 싶어한다. 처음에 학생 한 명에게 발표를 시키면 이후에 토론을 진행할 때 오히려 내가 주도하는 것보다 더 잘되기도 한다. 오늘도 약 40분간 토론했는데 학생들이 서로 하겠다고 나서 시간 관리가 어려울 정도였다.

  -사이버캠퍼스에 ‘나도 교수’라는 방을 만들고 그곳에서 학생들이 문제를 직접 내도록 운영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나도 교수’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업에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하다 나온 결과다. 강의를 들을 땐 이해하는 것 같다가도 혼자서 공부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일방적으로 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만드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능동적 학습이다. 학생들은 이 문제들을 풀면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정도로 우수한 문제를 만든다. ‘나도 교수’는 수업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수업의 확장이 가능한 최고의 아이템이다.

  -학생들은 강의를 들을 때 전달력, 재미, 유익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교수의 입장에선 무엇이 ‘잘 가르치는 것’인가 

  내가 혼자서 떠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수업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 교수가 잘 가르치는 교수다. 또한, 진정성을 갖고 강의에 임해야 한다. 가르치는 데에만 집중하기보다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듣고 공감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강의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가  

  부끄럽지만 강의평가에서 ‘인생 수업’이라고 표현하는 학생들을 볼 때 보람차다. 또한 학생들이 ‘여성 문제에 대해 눈을 뜬 것 같다’고 말할 때 기분이 좋고 더 열심히 수업에 임하게 된다. 학생들이 내 엔돌핀이고 진통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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