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학과 최대석 교수 인터뷰

  최근 북핵 문제와 더불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남북 관계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안보 문제에 대한 각자의 대응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최대석 교수(북한학과)를 만나 후보들의 대북 관련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최근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라고 언급했다. 최 교수는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없다며 위태로운 상태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기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의 적대적 관계를 1로, 우호적 관계를 10으로 뒀을 때 최 교수는 현재 남북 관계를 3단계로 표현했다. 최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이 자주 이뤄지지 않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남북 관계가 불확실한 평화(conditional peace)에서 위태로운 평화(precarious peace)로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위태로운 평화 상황에서는 남북이 오인이나 오판에 의해 전쟁 또는 무력갈등 상황에 처하지 않게 서로 노력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억제와 대화를 병행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차기 정부는 북한에게 아직도 기회의 창이 열려있음을 알려 북한이 자포자기식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남북회담으로 안보 문제부터 해결해야

  차기 대통령이 북한과의 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안건을 묻자 최 교수는 안보 문제를 꼽았다. 그는 “북핵 문제를 뒤로 한 채 다른 문제를 논하기는 힘들다”며 “남북의 정상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남북이 자주 만나 거창한 약속만 계속하는 것도 문제지만, 교류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정부가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북한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이러한 대화가 남북 관계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최 교수는 인권문제 등 인도적 사안에 관해 계속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의 국어학자들이 집필하고 있는 겨레말큰사전 등 민족 동질성을 위한 사업들도 지속적으로 의논해야 한다고 했다.

  △사드 배치, 전략적인 문제 중 하나로 볼 수 있어

  대선 후보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 후보는 사드 배치 철회를,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사드 배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 교수는 사드 배치에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후보들에 대해 남북 관계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어느 후보가 옳고 틀리다는 말은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현재 북핵 문제는 돌이킬 수 없으며, 이제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드 배치는 남북 관계에 큰 걸림돌이 아니며 우리의 전략이 하나 더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드가 완벽한 전략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북핵 위협을 막을 수 있다면 배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보의 정치 철학과 시대정신을 고려해 투표하길

  대선 후보들의 대북관련 공약을 볼 때 학생들에게 도움 될 길잡이를 묻자 최 교수는 후보와 공약 간의 긴밀도, 시대정신 파악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정책은 후보가 속한 정당이나 후보의 정치 철학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후보와 공약 간의 연관성을 잘 판단해 공약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후보를 뽑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에게 시대정신을 고민하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십과 지금 필요한 시대정신을 생각해보길 바란다”며 “안보 문제에 관심이 적을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될 이화인으로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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