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 ‘현재에 충실하라’는 의미의 라틴어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손에 꼽는 명대사 중 하나다. 이 영화는 학생들의 출세에만 관심이 있는 한 명문 사립고등학교에서 문학 선생이 새로 부임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바탕으로 한다. 문학 선생은 ‘Carpe diem’을 교훈으로 삼으며 지금까지의 수업과는 다른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첫 수업부터 놀라고 동료 선생과 교장 선생은 그의 수업을 나무랐지만, 문학 선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만의 수업을 이어나갔다.

  새로 온 문학 선생의 수업방식은 학생들의 삶과 생각을 변화시켰다. 그를 통해 학생들의 눈빛은 이전과 달라졌으며 그 모습은 가장 행복해보였다.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표현했고, 누군가는 사랑에 용기를 냈으며 다른 누군가는 학교의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Carpe Diem’을 외치며 그 순간을 살았던 학생들의 모습은 공부하던 때보다, 부모의 선택을 따를 때보다 자유로웠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은 비극적이었다. 자신의 꿈을 위해 배우로 무대에 올랐던 한 학생은 부모의 강압적인 선택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자살을 택했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학생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게 죽음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학생 외에도 다른 학생들 역시 자신이 선택한 것은 내려놓고 부모와 주변이 선택한 자리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부모와 교장 선생의 강압에 못이겨 문학선생의 잘못이라는 의견에 동의했고, 결국 그는 해고 당한다.

  영화는 교육과 교사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화 중반에, 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제각각 걷다가 발을 맞춰가는 모습에 문학 선생은 말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신념이 독특하고 나 자신의 소유임을 믿어야 한다.” 인간은 주체성과 선택을 통해 자신의 ‘자유함’을 느낀다. 다만 선택에 오는 책임으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 역시 교육에서 학생들이 전락성이나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게 책임을 다하는 선택을 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진정 교사가 학생을 인간으로서 살아가는데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보자면 ‘Carpe diem’은 교사를 떠나 학생이든, 부모든 누구에게든지 해당되는 말이다. 인생의 다양한 일들을 앞두고 우리는 의존적인 경향이 많다. 그러나 어느 자리에 있든 누군가가 선택을 대신하긴 어렵다. 자신의 선택이 아니면 그 책임으로부터 피하고 책임의 당사자는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선택을 앞둔 사람들, 누군가의 선택에 의한 길을 걷는 사람들 모두 한번쯤 되돌아보길 바란다. 과연 나는 자유한 인간으로 스스로 내린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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