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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우리가 같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17년 03월 27일 (월) 김미현(커미·15) -


  “노인이 되면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듯 우리와 장애인이 다르지 않다는 걸 알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돼 <국민일보> 기사에 나갔다. 참여 프로그램 집담회에 대한 기사였다. 나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원래 내가 한 말은 “장애인 복지를 장애인만의 영역으로 놔두기보다, 노인 복지와 지체장애인 복지를 연결시켜 생각하면 복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이었다.

  “우리와 장애인이 다르지 않다”는 말은 “우리는 잠재적 장애인이다”라는 말과 함께 비장애인이 장애인권 향상을 위한다며 하는 말이다. 비장애인은 언제 사건사고를 겪을지 모르고, 늙어가면서 신체 능력이 퇴화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문제에 공감하려는 좋은 의도에서 나온 말이더라도 저 말에서 장애인이란 어떤 사람이며, 장애인 당사자가 저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지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장애인과 다르지 않다, 우리도 잠재적 장애인이다’라는 말은 장애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고, 장애인의 입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들의 상황에 함부로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닌다는 의미다.

  또한 장애인은 단일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차이보다, 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차이가 더 크다고 할 정도로 장애는 다양하다. 그런데 ‘비장애인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우리는 장애인을 ‘문제’의 대상으로 뭉뚱그려버리고 우리도 얼마든지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장애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이 장애인의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서 문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느 휠체어 이용자가 계단만 있는 환경에서 이동권 보장을 받지 못하거나, 어느 청각 장애인이 시각자료가 없어 정보접근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건 환경적인 문제이다.
과연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장애인’은 어떤 사람이며,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비장애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도 모르게 ‘비장애 = 정상’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단일화하여 타자화하지 않았나 돌이켜 봐야 한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다’는 건 문제인식을 위한 공감의 말로는 부적절하다. 어떤 사람과 사람은 다르다. 장애인들의 다양한 정체성을 인식하고 차이를 인정하자. 그리고 왜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는지 생각해야 한다. 차별을 세밀하게 인식하는 것부터 동등한 인권을 보장하는 발걸음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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