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교육공학이 뭐하는 학문인가요?” 교육공학과 학생이라면 이 질문을 아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을 것이다. 학부 전공으로는 많이 생소한 학문이긴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내 전공을 ‘아예’ 모른다고 답할 때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들곤 했다. 그래서 지면을 빌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교육공학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교육공학’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가르칠 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과거에는 코메니우스의 ‘세계도회’처럼 시각적 학습 자료인 삽화가 들어간 교재를 만들어내는 것에 관심을 가졌었다. 시대가 흐르고 기술이 발전하며 시각을 뛰어넘어 오감을 활용한 교육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심리학과 인지과학 관점이 스며들면서 교육공학의 분야는 계속 확장됐다. 미시적으로 단순히 교재를 개발한다거나 교육 자재구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과학적 관찰과 분석을 바탕으로 한 교육체계를 짜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체계’를 짜는 학과이기에 ‘교육공학(Educational Technology)’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데, 많은 사람들이 공과대학의 공학(Engineering)으로 착각해 교육공학과가 공과대학 소속인 줄 안다. (교육공학과는 사범대학 소속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속한다.) 

  거시적으로 교육체계를 짜기 시작하면서 교육공학자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협업을 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주로 세부적인 교육 내용을 결정하고 점검해주는 해당 분야의 내용 전문가 그리고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런 이유로 교육공학과 재학생들은 모든 전공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교육관 B동 테이블, 벗님네와, ECC 테이블 그리고 이대?신촌 근처 카페에서 옹기종기 모여 학습 및 교육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는 학생 무리들을 발견한다면 십중팔구 교육공학과 학생일 확률이 높다.  

  작년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교육공학을 배우고 다양한 팀플을 경험하면서 즐거운 경험만 가득했다고 말한다면 분명 거짓말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원과 의견이 맞지 않아 서로 얼굴을 붉힌 적도 있고, 원하는 만큼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슬퍼했던 적도 있다. 그래도 내가 내 전공을 아끼고 애정하는 이유는 동기들과 함께 설계한 교육프로그램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을 우리 학교 구성원들만큼은 교육공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세계 최초 학부전공으로 교육공학과를 만든 학교가 바로 우리 학교다. 만약 다음에 팀플을 하느라 모여 있는 교육공학과 학생무리를 만난다면, 이렇게 말을 건네주면 좋을 것 같다. “나 교육공학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너희 교육체계 짜는 곳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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