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입학·학사 특혜’ 사건 전후로 본교에 대한 인식점수 평균은 4.6점에서 2.3점으로 떨어졌다.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응답자가 이전보다 본교를 더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조사 결과 정씨 입학·학사 특혜 사건은 일반인과 고등학생 모두에게 관여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령·성별과 관계없이 이번 일을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정씨 입학·학사 특혜 사건은 나에게 중요한 문제다’라는 항목에 일반인은 52.7%가, 고등학생은 53.0%가 동의했다. 또한 ‘정씨 입학·학사 특혜 사건은 나와 내 주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항목에서는 각각 57.6%, 59%가 동의했다. 일반인 중에선 ‘20대’가, 고등학생 중에선 ‘여학생’이거나 ‘학년이 높을수록’ 관여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 이화는 공정하고 정직한가? “그렇지 않다” 73.4%

  이번 사건은 본교가 기존에 내세웠던 ‘원칙을 지키는 학교’ ‘공정하고 정직한 학교’ 등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학교의 책임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인 300명에게 이번 이슈와 관련해 본교에 느끼는 이미지를 항목별로 정리한 뒤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7점)’까지 선택하게 한 결과, ‘이화여대는 공정하고 정직할 것 같다’는 항목의 점수는 2.6점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다’(1~3점)고 생각한 사람이 73.4%, ‘보통’(4점)이라고 답한 사람은 16.7%인 반면 ‘그렇다’(5~7점)고 생각한 응답자는 약 10%에 그쳤다. 

  이밖에 ‘이화여대는 바른 원칙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 같다’(2.68점), ‘이화여대는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였다’(2.83점), ‘이화여대는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3.32)와 같은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가 나와, 일반인들이 가진 부정적 인식이 드러났다. 

  고등학생 응답자 100명은 같은 항목을 일반인보다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맥락은 비슷했다. ‘이화여대는 공정하고 정직할 것 같다’(3.0점) ‘이화여대는 바른 원칙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 같다’(3.1점) 등 항목에 낮은 점수를 줬다. 또 ‘이화여대는 정씨 입학·학사 특혜 사건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였다’(3.4점) 항목에서도 본교의 대처방식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장수경(여·40대·전주 덕진구)씨는 “정씨 입학·학사 특혜는 단순히 학교 내 직무유기나 도덕적 해이 문제의 차원이 아니었다”며 “사회가 대학에 기대하는 순수함, 공정함을 해쳤다”고 말했다.

  본교에 대한 호감도 평균점수는 일반인의 경우 3.9점으로 중간값인 4점보다 낮았다. 호감도는 ▲나는 이화여대에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화여대에 대해 긍정적이다 ▲이화여대는 사회적 평판이 좋지 않다(역코딩) ▲자녀가 있다면(성적이 된다면) 이화여대에 입학 의사가 있다 등 4가지 항목으로 평가했다. 고등학생의 본교에 대한 호감도 평균은 4.13점으로 일반인보다 약간 높았다. 

 정경란(46·여·인천 연수구)씨는 “학교는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데 이대 교수와 직원들이 학생들을 위해서 일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김소영(51세·여·인천 서구)씨 역시 “정씨 입학·학사 특혜 사건과 관련된 최경희 전 총장이나 교수들의 비리를 봤을 때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특히 학교의 중심인 총장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 조직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답했다.

 

△ 학생들은 우수, 역사와 전통 깊어 … 교수진 및 행정 능력은 미흡

  현재 외부에선 본교의 어떤 부분을 좋게 보고 있을까. 본교의 전반적인 이미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본교의 행정 및 경영 능력에는 부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본교의 정체성 및 재학생·동문, 학교 환경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일반인이 평가한 본교의 이미지 평가 순위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역사와 전통이 깊다고 생각한다(5.34점)’로, 응답자의 78.4%가 이에 동의했다. 또 ‘학생들이 우수하다(4.82점)’에 동의한 사람은 63.7%였고, ‘졸업생들이 사회 다방면에 진출한다(4.82점)’와 ‘캠퍼스 환경이 좋다(4.81점)’는 각각 61.6%, 65.3%의 응답자가 ‘그렇다’(5~7점)고 답했다. ‘여자대학으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4.71점)’도 긍정적 동의가 60%로 높은 편이었다. 

  고등학생 역시 ‘역사와 전통이 깊다고 생각한다(5.4점)’는 항목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균점수로 보면 그 다음으로 ‘학생들이 주체적이다(5.3점)’, ‘학생들이 우수하다(5.07점)’, ‘여자대학으로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5.05)’ 순이었다. 

  반면 교수와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우수한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라는 항목에 일반인은 31.0%(3.67점), 고등학생은 39.0%(4.09점)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행정조직이 우수하다’는 항목은 일반인 18.7%(3.2점), 고등학생 29.0%(3.97점)가 동의했다. 

  김정희(47·여·인천 서구)씨는 “이화여대의 역사와 전통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고 부정할 수도 없다”며 “지금의 이대를 만든 것이 길고 긴 역사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나은(18·여·경기 용인시)씨는 “이대 시위는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여학생들이 주체적인 존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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