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라 입학·학사 특혜 사건에 대한 평가

  학교에 대한 신뢰는 잃었어도, 학생에 대한 신뢰는 남았다. 응답자들은 최근 사태에 학교가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인식했지만, 본교생이 진행한 시위의 문화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화미디어센터-마크로밀엠브레인 여론조사 중 본교 이슈와 관련한 언론보도 내용을 정리한 문항에서 ‘이화여대 학생들의 정유라 부정입학 고발 사건은 최순실 게이트 조사의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는 항목에는 일반인 응답자 300명 중 79.3%가 ‘그렇다’(5~7점)는 의사를 표했다. ‘보통이다’(4점)를 선택한 응답자는 13.3%, ‘그렇지 않다’(1~3점)는 의사를 나타낸 응답자는 7.4%였다. 임경서(25·여·서울 서대문구)씨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의지 덕분에 불의를 고발하고 바로잡을 수 있었다”며 “그 의지가 학교를 넘어 온 나라를 흔들고 지금의 결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새로운 시위문화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 사태에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대표자 없이 자발적으로 모여 온/오프라인 토론을 통해 대답을 찾는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었다’는 항목에 약 67.1%의 응답자가 ‘그렇다’(5~7점), 25.0%가 ‘보통이다’(4점), 8%가 ‘그렇지 않다’(1~3점)고 답했다. 

  실제로 본교 시위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독단적 학교 운영에 학생이 제동을 건 첫 사례로, 주동자나 조직 없이 ‘느린 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언론에 긍정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장수경(40대·여·전북 전주시)씨는 “학생 스스로 대학 내에서 자정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아직 우리 사회에 희망이 남아있음을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화인의 시위는 크게 떨어진 이화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교 시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본교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를 좋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정은주 조사 담당자는 “이대 학생들이 새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었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신뢰성 평가와 이미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면서 “외부에서 학생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경(42·여·경기 안산시)씨는 “권력자의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비리를 저지른 이화여대의 행태에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이를 저지해내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말했다. 손지후(18·여·경기 용인시)씨도 “이대 시위는 가부장적 분위기가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여성의 소리가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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