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학기 수강신청서를 마주하고 무엇을 들을까 고민하는 이화인에 「이것만은...」하며 권하고 싶은 강의를 들었거나, 듣고 있습니까? 강의내용과 교수님의 독특한 수업방식을 소개하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곧장 이대학보사로 달려오십시오. 「이화, 우리들의 교실」에서 여러분의 몸살을 화끈하게 풀어줄것입니다.

<편집자> 학교를 입학한 이래로 선배가 한 사람쯤 있는 이화인이라면 우리는 쉽게 이런말들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얘, 너 여성학 들어 봤니? 어머, 아직도 안 들었어? 이번학기는 신청해봐. 후회는 안할꺼야』 나 역시도 이런류의 권유를 참 많이 들어왔고,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올해 대학원 여성학과에 수백명이 몰렸다는 그 진위를 알수 없는 풍문을 들은 기억도 있다.

그만큼 우리 학교에선 유명하고 인기있는 학문일 것이다.

아마 내가 이번학기에 이 강의를 신청한 것은 이런 인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한 호기심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여성학이란 강의는,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 그리고 여자대학교를 다니면서도 「나는 참, 내 자신의 모습을 몰랐구나」를 절감하게 해 주었다.

곧 대학문을 나서면 부딪히는 취직에서의 남녀차별 문제, 대학생이란 특권을 잃게되면 금새 나를 위협해올 「여자로만」취급당해야하는 문제를 우리는 미리준비한 후에 맞아야 할 것으로 느껴졌다.

이강의는 여태껏 우리가 배워왓던 교육및 사회화의 과정에서 주입되엇던 우리의 그릇된 시각과 은연중에 세뇌당해야했던 우리 존재의 왜곡상에서 벗어나도록하며, 그 결과로 남녀차이가 여성의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가치와 사회구조를 모색하는 학문으로 보인다.

우리가 몰랐기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소위 「여성이라는 이유」로 과잉보호되어 자립초기에서부터 홀로 서는 능력을 키워올 수 없었고 그 결과, 나약한 존재로 인식되어야 했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현실의 잘못된 부분을 알기때문에 오히려 더 좌절할 수도 잇겠으나, 우리 자신을 바로 안 이에라야 비로소 현실의 모순들을 해결할수 있는 의지를 키울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내면적 자각의 계기가 된것도 좋았지만, 보다 기대가 되는것은 이 강의의 수업방식이다.

우리 학교에 다니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느낀 일이겠지만 우리는 같은과의 사람들도 너무 많고, 강의도 대형강의가 많아서 토론이나 인간적인 친구들과의 교류를 가질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모대학에선 10명미만의 강의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꿈조차 꿀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대학생활의 반을 개개인이 모래알처럼 흩어져서, 동료와 공동으로 노력해본 기억도 없던 내가 토론조를 짜고 나름대로 사고하며, 타인과의 교류를 가진다는게 가슴뿌듯한 일로 느껴진다.

물론, 근시안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여러사람이 시간맞추기도 힘들고, 부담되는 일 같으나 함께함으로써 무언ㄴ가를 해낸다는 것을 느끼고 남과의 대화를 가진다는 게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아닌 것 같다.

후에 대학시절을 추억할때 기억의 한편에서 가슴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 믿어지기 때문이다.

아직도 안 들어본 이화인이 있다면, 나도 선배들처럼 말하겠다.

『얘, 너 아직도 「여성학」안들었어? 꼭 들어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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