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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로, 원자 하나에 정보 담는 기술 탄생
2017년 03월 20일 (월) 한채영 기자 gkscodud57@ewhain.net
   
 
  ▲ 원자 한 개에 1비트 디지털 신호를 저장하는 데 성공한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석좌교수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알 수 없는 세계는 언제나 인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는 미시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무엇이 그 작은 세계를 움직이고 있을까. 그 물음에서 양자역학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현재 기술로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정보 저장 매체의 크기는 얼마나 작아질 수 있을까. 원자 하나에 정보를 담는 데 성공해 작은 입자의 활용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안드레아스 하인리히(Andreas Heinrich) 석좌교수(물리학과, 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연구단 연구단장)를 만났다.  

△가장 작은 매체에 디지털 정보 저장 성공

  지금까지 실리콘 반도체는 제한된 공간에서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가며 저장 용량을 늘려왔다. 하지만 저장 장치의 소형화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학계에서는 10년 이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 점에서 원자 1개에 1비트 디지털 신호를 저장하는 것에 성공한 이번 연구는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상용화된 메모리가 1비트를 저장할 때 약 10만개의 원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놀라운 결과다. 

  주춤했던 저장 매체 소형화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껏 저장 장치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소자 기술이 발전하면서 저장 밀도는 끊임없이 늘어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자의 소형화는 한계에 부딪혔다. 저장 장치의 구성 요소가 작아질수록 까다롭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소형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자 한 개에 정보를 담은 하인리히 교수는 홀뮴 원자(Ho)가 이번 연구의 열쇠였다고 답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자기 모멘트가 가장 큰 원소 중 하나인 홀뮴 원자에서 예상치 못한 성질을 본 것이다. 홀뮴 원자들은 가까이 놓여도 서로의 상태에 거의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처음 밝혀졌다. 그는 “일반적으로 물질이 원자 단위로 크기가 작아지면 원자들 간의 양자현상의 영향이 커져 각 원자의 상태 제어가 힘들다.”며 “이번 연구에 쓰인 홀뮴 원소는 다른 원소와 다르게 원자들 간 양자 현상의 영향이 작아 각각의 홀뮴 원자에 성공적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읽을 수 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 단일 원자 기반 양자 컴퓨터의 초석 제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단일 원자 기반 양자 컴퓨터 시대의 초석을 제시한 연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란 무엇일까.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 개념이다. 양자컴퓨터의 가장 큰 장점은 다름아닌 계산 속도이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계산할 수 있다. 기존 컴퓨터로 1000년 넘게 걸리는 계산을 약 4분 만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아직 양자 컴퓨터가 모든 영역에서 실리콘 반도체 컴퓨터보다 우월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의 영역이 현재 컴퓨터의 한계를 넘어 보다 많은 입력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단일 원자의 상태를 제어해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는데 성공한 이번 연구로 인해 원자를 기반으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 기대해 볼 수 있다. 

△상용화를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연구지만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다. 하인리히 교수가 첫 번째로 언급한 문제는 원자에 정보를 입출력하는데 사용되는 장치의 크기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원자의 위치와 스핀 상태를 읽고 쓰는 것에 사용된 주사터널링현미경(STM) 장치만 해도 방 하나 정도의 크기다. 이에 하인리히 교수는 “이 기술이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정보를 입력하고 읽는데 사용되는 장치가 작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문제는 온도다. 이번 연구는 원자 상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절대온도 1.5K(-271.65℃)의 극저온 상황에서 진행했다. 이후의 실험을 통해 8K(-265.15℃)까지 온도를 높여도 도출되는 결과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실온에서도 적용되는 결과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양자역학 효과를 자유롭게 통제할 그 날까지 

  현재까지도 극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많은 부분이 설명되지 않았다. 그 중 하인리히 교수는 원자와 분자 등에서의 양자역학 효과를 제어하는 것이 앞으로의 주 목표라고 밝혔다. 양자현상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면 양자 컴퓨터가 구현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 홀뮴 원자들이 아주 가까운 간격으로 밀집해도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원인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인리히 교수는 “한국의 저장 매체 분야 기술력은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경쟁력이 높지만 기초과학에서의 성과는 비교적 뒤처져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초과학을 위주로 한 연구들이 진행될 것”이라며 “향후의 연구를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극미시 세계의 현상들을 규명하고 양자역학의 효과를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월 본교에 세워진 기초과학연구원 IBS 소속 양자나노과학연구단에서 기초과학과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들이 진행될 예정이니 순수과학분야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많이 동참해 연구에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양자현상=극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효과들을 통틀어 사용한 용어. 운동하는 입자가 그 자체가 가지는 운동에너지보다 큰 위치에너지를 가지는 영역을 꿰뚫고 지나가듯이 통과하는 현상인 터널 효과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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