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0일 오전11시20분경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재판관)의 말이 ECC 다목적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울려퍼졌다.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숨죽여 방송을 시청하던 이화인들은 환호성을 쏟아냈다. 상기된 얼굴로 “역사적 순간이다”, “기뻐서 눈물이 난다”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인용됐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력 탄핵이다. 소식을 접한 많은 이화인들은 기쁨을 드러냈다. 이 재판관이 선고문을 읽는 동안 이곳에 모인 이화인들 사이에선 초조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재판관의 입에서 ‘그러나’라는 접속사가 나올 때마다 분노가 터지기도 했다. 기각에 대한 불안함도 잠시, 결국 탄핵이 인용되자 환한 웃음 터뜨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장세진(사교·15)씨는 “몇 달 동안 고생한 국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첫 탄핵인 만큼 민주주의의 좋은 예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과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eveytime.kr)에는 탄핵을 기뻐하는 글과 함께 작년 진행됐던 86일간의 시위를 되돌아보는 글이 올라왔다. 또한 선고 당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교실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탄핵 인용을 기뻐하고 있었다. 한 교수는 탄핵 소식을 접하고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다 같이 박수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부 이화인은 미래라이프대 사태 당시 많은 이화인들을 울린 가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2007)를 듣고 있다며 그 날의 기억을 회상했다. 김경림(경제·15)씨는 “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학교를 지키는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치를 건강히 하는 것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답했다.


 특히 본교가 정유라씨 입학·학사 특혜로 최순실 게이트에 크게 연루된 만큼 이번 탄핵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김수안(경제·16)씨는 예상했던 결과였다며 “시위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국민 한 사람이자 이화여대 재학생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남달랐다”며 “앞으로 남은 과제인 총장 선출과 대통령 선거도 투명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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