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윤후정 전(前) 명예총장이 명예총장 및 이화학당 이사직을 사임했다. 윤 전 명예총장은 본교 홈페이지(ewha.ac.kr) 공지사항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에게 명예총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본교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선제를 통해 제10대 총장을 지냈으며, 1996년 총장직 퇴임과 동시에 명예총장으로 추대됐다.

  윤 전 명예총장의 구체적 사임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화학당 법인사무국 박애영 과장은 윤 전 명예총장의 사임 발표에 대해 “사임 의사를 전달받았을 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다만 사퇴에 대해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수들은 교수협의회 홈페이지(prof.ewha.or.kr) 게시판에서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 “윤 전 명예총장의 정직함과 이화에 대한 사랑만큼은 의심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명예총장은 1990년~1996년 총장 재임기간 동안 ▲여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 확충 ▲재정 및 시설 확충 ▲각종 제도 도입 등을 이뤘다. 윤 전 명예총장은 공학부분 여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1996년 세계 최초로 여성 공과대학을 설립했다. 그는 국내 대학 최초로 교수연구년제와 강의평가제를 도입했으며 명예교수제와 석좌교수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윤 전 명예총장은 학생문화관, 한우리집,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등을 신축하는 등 본교 시설 확충에도 힘썼다.

  하지만, 윤 전 명예총장은 이화사태가 진행되면서 교수들과 학생들로부터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과 사퇴 요구를 받기도 했다. ㄱ교수는 “윤 전 명예총장이 총장 재임 시절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은 사실이지만, 1996년 총장임기가 끝난 후 명예총장이라는 새로운 직제를 만들어 며칠 전 사임할 때까지 20년간 명예총장직에 있었다”며 “총장 퇴임 후 명예총장이 되면서 주요 학내 결정사안에 총장보다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나문정(국문·13)씨는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윤 전 명예총장이 사퇴했다는 점은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며 “윤 전 명예총장이 물러났지만 장기간 재임할 수 있는 명예총장 제도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이번 일을 통해 명예총장 제도가 본교에 필요한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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