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시 및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결과가 18일 나왔다. 본교는 약 두 달 간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번 감사를 통해 의혹들이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의 거짓말이 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진 셈이다.

  감사 결과는 말문이 막힐 정도다. 면접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정씨를 뽑기 위해 정씨보다 서류단계 성적이 높았던 다른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낮췄다. 학사과정에서도 정씨가 기말과제를 제출하지 않자 교수가 액세서리 사진과 일러스트를 첨부하거나 정씨가 시험에 응시하지도 않았음에도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과 온라인 대리 수강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이화 130년 역사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입학의 공정성은 대학 신뢰도와 평판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더군다나 거의 모든 학생이 대입을 위해 초중고 12년간 힘겨운 학업생활을 견디는 우리나라에서 입시부정은 국민적 공분을 살만한 일이다. 정 씨보다 서류점수가 높았던 2명은 면접과정에서 점수 조정으로 탈락했고, 현재로선 구제방법도 없다고 한다. 이화인이 될 수 있었던 누군가의 억울함은 누가 해결해줄 것인가. 또 이런 충격적인 소식에 바로 지난주 수능을 치룬 전국의 수험생들은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겠는가. 당장 본교 2017년도 입시에 이번 결과가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걱정된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던 그동안의 학교 측 태도다. 여러 차례 설명회에서도 구체적 증거자료 제시 없이 해당 의혹을 부인했던 일부 교수들의 설명은 낯부끄러운 거짓해명으로 밝혀졌다. 학사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교육자로서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리는 행위였다.

  물론 아직 특혜 배경에 관해선 더 밝혀져야 할 것이 많다.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본교에선 어느 선까지 개입했는지 등이 남은 의문점이다. 그러나 만약 외압이 있었던 것이라 해도 이화는 받아들이면 안 됐다. 권력에 눌리거나, 혹은 부당한 권력을 쫓으면 안 되었다. 우리가 이화에서 배운 건 그런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일련의 모든 정황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번 일에 연관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및 처벌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본교의 대내외 신뢰도와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 이화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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