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삶이 과연 우리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내가 하는 분야에서 큰 성공을 이루고 싶어 하며, 최고로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고, 좋은 직업을 가지고 싶어 한다. 한 분야에 큰 성공을 이룬 유명인을 볼 때 우리는 그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는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과연 그들의 삶은 성공적일까?

  나 자신에게 이러한 질문을 할 때, 문득 고전시대의 유명한 작곡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을 생각해본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몇 백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작품이 많이 연주되는 것을 보면, 그들 모두는 정말 성공한 음악가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다.

  세 명 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하이든은 다른 두 작곡가에 비해 오래 살았고, 상당히 평온한 삶을 살았던 작곡가라고 기록되어있다. 또한 별다른 재정적인 어려움 없이 음악 활동을 하였다. 이렇게 평탄하게 음악활동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랜 기간 동안 에스테르하지라고 하는 귀족의 후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30여 년 동안 그 가문에 고용되어 많은 곡을 작곡하였다. 하지만 하이든은 과연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었을까? 그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음악이 아니라 귀족들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이든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곡을 작곡하기보다는 그들이 무었을 원하는가를 항상 생각했을 것이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몇 번이고 곡을 수정하였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한 음악 활동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하이든 자신은 자기 음악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반면, 모차르트는 이러한 귀족사회에서의 음악활동을 견디지 못했으며,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고수했다. 그는 알려진 바와 같이 천재였으며 그 당시의 정형화된 음악이 아닌 새로운 음악으로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렇게 음악적인 재능이 시대를 앞서갔던 모차르트는 그 당시 귀족사회의 음악문화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재정적으로도 힘든 나날을 보냈다. 만약 그가 지금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커다란 부와 명예를 얻었을 것이다.

  베토벤의 경우에는 모차르트가 겪었던 귀족사회에서의 음악활동에 대한 어려움을 덜 겪어도 됐다. 귀족사회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펼쳐나갈 수 있었으며, 그 덕분에 지금 우리는 그의 값진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은 상당히 논리적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고, 형식적인 것 같지만 새롭고 혁신적인,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모두 갖춘 완벽한 음악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베토벤도 작곡가로서 치명적인 일을 겪게 된다. 바로 청각을 잃어가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한 그에게 이것은 정말 상상조차 하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음악가로서 성공한 세 명의 작곡가. 과연 누가 가장 성공한 인생일까? 평생 순탄하게 살아왔으며 재정적인 어려움 없이 음악가로서도 명성을 떨친 하이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난 세 명의 작곡가들 중 하이든이 가장 불행한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일생의 대부분을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위해서 음악을 해야 했던 음악가. 작곡을 하는 동안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을 평생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하는 동안 행복하지 않았다면 그의 삶은 성공적인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공적인 인생이란 누군가에 의해서 평가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자신만이 평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과연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의해 행복해 질 수 있는 사람인지, 그것을 가장 먼저 생각해 본다면 우린 모두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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