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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랜선 제자'를 키우다···EBS에서 활약하는 동문들
2016년 11월 14일 (월) 유현빈 기자 heybini@ewhain.net
   
 
  ▲ 수학영역 이하영 선생님. 사진=본인 제공  
 
   
 
  ▲ 영어영역 이아영 선생님. 사진=본인 제공  
 
   
 
  ▲ 사회탐구영역 김예리 선생님. 사진= 본인 제공  
 
   
 
  ▲ 과학탐구영역 이희나 선생님. 사진=본인제공  
 

<편집자주> 17일 목요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다.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시험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으로 고사장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곁에는 늘 선생님들이 있었다. 제자들의 노력의 결실을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라고 있을 사람 또한 선생님이다. 수능을 맞아 교실을 넘어 EBS에서 활약하며 전국에 수많은 ‘랜선 제자’들을 키워내고 있는 동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수학영역 이하영 선생님(수교 · 03년졸)

  - EBS 강사로 활동범위를 확대하게 된 시기와 계기는 무엇인가

교사가 된 지 5년이 되던 해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EBS 강사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슬럼프를 이기기 위해 훌륭한 선생님들이 그들이 가르치는 방식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감사하게도 선발 됐다. 

  -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 진학상담과 각종 행정업무, 수업 준비만으로도 굉장히 바쁜데 EBS 강의 촬영과 고등학교 업무를 병행하기 힘들지는 않은가

사실 잠은 거의 못 잔다. 지금은 아이가 있어 EBS 강의를 조금 줄이고 그 시간에 아이를 보고 있다. 강의 수를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일이 많기 때문에 주말에는 거의 강의만 촬영한다. 학교에서는 수업준비와 교재연구만 하고, 집에서는 EBS에 집중한다. 학교에서는 학교가 주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학교에서는 EBS 일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학교에선 학교의 일을, 집에서는 EBS 일을 하기로 나눠 그 시간에는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이화에 가고 싶다는 학생에게 이화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가

이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친구들과 “이화를 다니면 ‘사람’이 되고, 다른 대학을 다니면 ‘여자’가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 딸도 이화에 보내고 싶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화에서 길러주는 생활력과 정신력은 이화가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요즘 임용시험에 합격하기가 힘든데, 임용시험을 앞둔 제자들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실 학교 공부와 시험대비 공부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은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공부를 촘촘하고 조밀하게, 집중해서 했으면 좋겠다. 또한 공부 기간을 늘리는 것 보다 주어진 기간에 중요한 내용을 최대한 많이 반복하는 것이 좋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는데, 필수적이지는 않다. 물론 학원 학습으로 실전에 대비할 수 있지만, 학원에 의존하지 말고 모의고사 등을 풀며 내성을 키우는 수단으로 이용하길 바란다. 나는 하루에 약 13시간 동안 공부했는데 도서관에서 만난 후배가 “언니, 꼭 이렇게까지 해야해요?”라고 묻기도 할 만큼 치열하게 공부했다. 임용고사는 단기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 기간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덧붙여, 교사가 되고나서 이상과 다른 현실에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열악한 상황에도 좌절하지 말고, 꿈꾸던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영어영역 이아영 선생님(영교 · 04년졸)

  - 제자들이 올린 감사의 글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무엇인가

올해 초, 대구에서 한 제자가 손편지를 보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자 수험생이었는데, 내 강의를 들으면서 열심히 공부했다는 내용이었다. 강의를 하면서 내 아이들 얘기도 하고, N수생 친구들을 응원하는 얘기도 자주 하는데, 이런 강의 중간의 이야기가 수험생활에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결국 원하던 대학의 치위생학과에 진학해서 다시 새로운 꿈과 목표를 갖게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걸 보니까 얼굴 모르는 수강생이 친구같이, 동네 언니같이 느껴졌다. 그 편지를 읽으며 정말 울컥했다.

  - 사회에 진출한 이화인 선배로서, 이화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학교를 졸업할 때 이화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힘든 교과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자신감, 어디서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배들이 있다는 믿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은 이화만이 만들어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화의 많은 후배들도 이화에서의 4년을 마치고 난 뒤, 분명 이런 뿌듯함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EBS 강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EBS 강사는 돈이나 명예를 좇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강의를 하면 할수록 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공유하겠다는 마음으로 EBS강사를 꿈꾼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 학교 수업과 달리 EBS 촬영을 할 때 특별히 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학교 수업이나 EBS 수업이나 수업내용에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다만 EBS 강의는 매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강의인 만큼,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의 의미나 발음 하나하나까지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그리고 보통 49분30초 전후로 강의를 마무리해야하기 때문에 강의 분량도 미리 확인하고 점검해본다.

  - 고등학교에서 EBS 강사로도 활동하는 선생님을 보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많이 좋아하고 응원해준다. 아침에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이 저녁에는 TV에 나오니까 신기하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가끔씩 강의에서 우리 반 아이들, 아니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응원 멘트를 해주기도 한다.

사회탐구영역 김예리 선생님(사교 · 06년졸)

  - EBS 강의를 녹화하면서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언제인가. 긴장을 푸는 비법이 있다면

EBS 강의 녹화 중에는 항상 긴장되고, 실수 없이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신규 강사 공모 과정 중 3차 카메라테스트 때다. 그때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카메라도 잘 못 봤고, 입에 침이 다 말라버려서 입이 바싹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감독님이 내 강의를 잘 들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면서 긴장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또 혹시 실수하게 돼도 다시 하면 된다고 스스로 다독이면서 촬영하면 긴장이 덜 되는 것 같다. 

  - 이화에 다닐 때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나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아 경영대 수없도 듣고 연합 광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했다. 마케팅원론 수업이 전공 성적보다 더 높게 나오기도 했고 ‘호신술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도 재밌게 들었다.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이 되던 해에는 휴학하고 미국에서 해외 인턴쉽을 해보기도 했다. 친구들은 교사를 지망하면서 전공 분야 외의 그런 경험들이 아깝지 않냐고 묻기도 했는데, 나의 모든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배들이 진로와 관계가 있을 것 같은 부분만 공부하지 말고, 모든 것이 다 나를 완성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나의 미국 생활기는 문화 단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들려줄 에피소드들이 됐고, 광고 동아리 활동은 계발활동에서 광고 홍보반을 지도할 수 있게 해줬다.

  - 기억에 남는 제자나 감사 글 중 인상깊었던 것이 있다면

학교에서 만난 제자 중에서는 법과 정치 수업을 듣고 진로를 법학과로 결정했던 학생이 인상 깊었다. 인터넷 강의에 올라온 글 중에서는 내 강의가 자신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며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다른 학생들도 EBS에서 내 강의를 들으면서 자기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쓴 글이 기억에 남는다.

  - EBS 강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EBS 강사를 꿈꾼다면 EBS 강사는 ‘어떤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하는거지, 나는 힘들거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자리가 내 자리다’ 생각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과연 될까’ 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다면 꼭 도전해봐야 한다. 그리고 “준비된 자는 기회가 오면 기회인 것을 알고 잡을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는 기회가 와도 그것이 기회인 줄도 모르고 놓치게 된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학탐구영역 이희나 선생님(화학 · 97년졸)

  - EBS 강사는 어떻게 도전하게 됐는가

어느 날 EBS 공채가 떴다. 원래는 해볼 생각이 없었는데 학생들이 “선생님 잘 가르치시니까 하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고 용기를 얻어서 도전하게 됐다. 그 당시 서류를 합격하면 카메라 테스트를 보는 순서로 면접이 이뤄졌다. 카메라 테스트에서는 정말 떨렸는데, 큐사인이 들어오는 순간 무슨 배짱인지 ‘우리 학교 애들이 내가 가장 잘 가르친다고 했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카메라 앵글 안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정말 자신감이 생겼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돌이켜 보니 자신감이 중요한데, 학생들이 나를 인정해준다는 것 자체가 자신감이 됐던 것 같다.

  - EBS 수업과 학교 수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학교는 50분 내내 교사가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도 있고, 다른 이야기를 잠깐 나누기도 하고, 실험을 하기도 한다. 나는 실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백번 들어도 한번 실험하며 눈으로 보게 되면 더 많은 것을 깨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험 활동을 수업시간에 많이 준비하는 편인데, EBS 강의는 50분 내내 이야기만 해야하는 것이 힘들다. 중간에 비는 시간이 없도록, 이 판서 다음은 어떤 판서를 해야하는지 머릿속에서 강의를 구성하는 것과 스토리 보드를 다 짜고 가야하는 것, 원고를 전부 짜 놓아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 가장 힘이 나는 제자들의 말이나 반응은 무엇인가

가장 힘이 나는 말은 ‘선생님, 저 1등급 받았어요’가 아니다. 화학 1등급을 받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내 강의 덕분에 얻은 1등급은 아닐 것이다. 분명 그 학생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지, 난 그저 도운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학생들이 간혹 ‘어떤 것 때문에 힘든데, 어떻게 하면 좋을 지’를 묻는 질문들을 남길 때가 있다. 한 마디 답글을 남겨주면, 학생들이 도움이 됐다거나 힘이 됐다고 얘기할 때 기분이 참 좋다. 그래서 수강후기 답글을 길게 달아주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 학교에 1등으로 출근해 30분 동안 짧게라도 댓글을 남긴다. 이렇게 내 학생들이 성장하는 것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 이화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화의 강점은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과 편안한 교육환경에 있다. 이화에서의 바쁘고 엄격한 생활이 학교를 다닐 때는 힘들지 몰라도 사회에 나가보면 큰 사회적 기반이 된다. 나는 졸업하고 졸업반지를 단 한번도 뺀 적이 없다. 반지를 볼때마다 ‘내가 이화에서의 생활을 해냈으니,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화는 학생들에게 전부 스스로 오롯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선생님으로서, 선배로서 제자이자 후배인 이화인들이 기죽지 말고 학교생활 안에서 더 반듯하고 강하게 길러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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