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7시 이화 민주화를 요구하는 교직원들과 재학생 및 졸업생의 4차 총시위가 ECC 밸리에서 열렸다. 김수안 기자 suek0508@ewhain.net

  “해방이화 비리척결! 소통구조 개편하라! 학생안전 보장하라! 민주이화 재단개혁!”

  3일 오후6시30분 ECC 밸리는 ‘재단 합리화’, ‘총장선출제도 민주화’ 등이 써진 피켓을 든 학생들로 가득 찼다. 교수협의회(교협) 주관으로 열린 4차 총시위는 ‘이화 민주화, 모두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재학생과 졸업생만이 참여한 이전 총시위와 달리 4차 총시위에는 교수들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시위에는 학생 추산 약 4000명(경찰 추산 2500명)이 참석해 ECC를 가득 채웠다.

  이번 시위를 주관한 교협의 김혜숙, 정문종, 정혜원 공동회장은 “이번 집회는 90일의 본관 점거를 끝내고 세상 밖으로 나온 학생들을 교수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자는 취지와 이화 민주화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염원 안에서 만들어졌다”고 집회 의도를 밝혔다.

  시위는 윤보석 교수(철학과)가 사회를 봤으며 ▲개회인사 ▲경과보고 ▲자유발언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김 공동회장은 개회인사에서 “무엇보다도 지난 90일 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밖으로 나와 강의실로 돌아갈 여러분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며 “우리는 작지만 큰 힘이 될 수 있고 앞으로 이화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문종 공동회장이 7월28일부터 진행된 학내 사태에 대한 경과를 보고했다.

  이어 교수와 학생은 ▲학생 안위보장 ▲학내 비리해소 ▲학내 의사결정구조 ▲90일 간의 시위를 마치며 등 네 가지를 주제로 자유 발언을 진행했다. 먼저 ‘학생 안위보장’을 주제로 정혜원 공동회장과 이화를 사랑하는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이화인 일동)이 차례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정 공동회장은 “본관 점거 농성이 끝난 후에도 많은 학생들이 정신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치유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협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학생회(총학), 최원자 교수(생명과학과), 이화인 일동 순으로 ‘학내 비리해소’를 요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해지 부총학생회장은 “최경희 전(前) 총장은 이화인과의 오랜 싸움 끝에 사퇴했지만 아직도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부정입학과 학사특혜 의혹은 규명되지 않았다”며 “이화인들은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화인 일동, 총학, 임동훈 교수(국어국문학과)가 ‘학내 의사결정구조 민주화’를 요구했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지금 우리가 이화의 의사결정구조를 민주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언젠간 제2의, 제3의 최 총장이 이화의 학내 구성원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며 “의사결정 구조에서 학생들의 권한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화인 일동과 총학은 ‘90일 간의 시위를 마치며’를 주제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를 낭독한 한 이화인은 “우리는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라는 이화의 가르침에 따라 이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대한민국에서 전례 없는 작은 목소리의 승리를 일궈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이화에서 배운 가르침을 기억하며, 지성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유발언이 끝난 후, 시위대는 “학생안전 보장하라”, “해방이화 비리척결”, “소통구조 개편하라”, “민주이화 재단개혁”을 외치며 행진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ECC 밸리에서 입학처, 본관, 휴웃길, 파빌리온을 돌아 시위를 마무리했다.

  시위에 참여한 ㄱ씨는 “학내의 부끄러운 모습을 학생 스스로가 꺼내어 해결하려 노력한다는 건 굉장히 용기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본교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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