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시작한 시국선언, 교수 넘어 해외까지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 게이트’로 대학가에서는 박근혜 정부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10월26일 본교를 시작으로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101개 대학(2일 기준)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은혜 총학생회장은 10월21일 오전11시 본교 정문에서 최순실과 연루된 각종 권력형 비리와 청와대 문건 불법 유출 및 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인정 등 현 정권에 대해 규탄했다. 최 총학생회장은 “헌정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이라며 “박근혜 정권은 진정성 없는 사과 대신 사태의 엄중함을 깨우쳐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국기문란 사태와 앞으로 밝혀질 진상에 대해 박 대통령은 온전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국민이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시국선언을 마쳤다.

  한편, 이색적인 시국선언으로 화제가 된 학교도 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시굿선언’이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국외대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포함한 10개의 각기 다른 언어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청주대 ▲충북대 ▲꽃동네대를 포함한 청주지역 5개 대학은 각 학교의 총학이 팀을 꾸려 릴레이 시국선언을 2~3일 진행하기도 했다.
대학교수들 또한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2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교수 약 60명이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을 야기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전국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해당 선언문에는 전국 175개 대학의 교수와 국내외 연구자 등 2234명이 동참했다. 뿐만 아니라, ▲공주대 ▲동아대 ▲서강대 ▲성균관대 ▲인천대 등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시국선언의 열기는 한국을 넘어 해외 유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됐다. 11월1일 UC 버클리에서는 한인동아리 캘포커스(CalFocus HQ), 한국학위원회, 버클리오피니언(Berkely opinion)외 한인 유학생 약 30명이 모여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을 비롯하여, 작금의 사태를 방조한 관계자들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모든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자리에서 내려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본교 시국선언에 참여한 최 총학생회장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 언론 보도를 보며 ‘과연 우리가 어떤 국가에 살고 있었던 것인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사안이 굉장히 엄중 하다고 판단해 전국 대학가에서 가장 먼저 시국선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