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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를린!(Tschüs Berlin!)
베를린 자유대(Free University of Berlin)
2016년 11월 07일 (월) 홍지수(독문·13) -

  4학년 1학기의 교환학생. 솔직히 말해서 가기 전에 너무나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4학년이면 다들 취업준비로 한참 바쁠 시기지만 나는 과감히 교환학생을 가기로 택했다. 남들보다 뒤쳐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지만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서 독일로의 교환학생을 결심했을까. 사실 내가 교환학생을 가게 된 이유를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 어려웠다. 굳이 대답을 하자면 다들 가니까. 하지만 6개월 간의 교환학생을 다녀온 지금은 누구보다 확실하게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내가 만난 전세계의 수많은 친구들이다. 독일 친구들은 물론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전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어와 인종은 다르지만 어느새 이야기를 통해서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되고 웃고 떠들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열린 마음으로 먼저 말을 걸어왔고 그 덕에 나중에는 나도 용기를 내서 먼저 말을 걸며 다가갔다. 특히 자유대에서 만난 한국학과 탄뎀과는 한국에서도 만나기로 했고 나에겐 더욱 소중한 인연이다. 뿐만 아니라 같이 자유대로 교환학생을 온 한국인 친구들과는 타국에서 만나 더욱 특별했고 나에겐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가 됐다. 나는 이 인연이 단지 베를린에서 한 학기 동안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다.

  두 번째는 바로 혼자 무엇이든 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베를린에 처음에 도착했을 때 낯선 곳에 아무도 없이 혼자 모든 걸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숙사를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행정처리까지 어설픈 독일어를 써가며 해나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잘 할 수 있었고 크고 작은 실수 탓에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나에게 밑거름이 될 소중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학기가 끝난 뒤 혼자 떠난 유럽여행은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 새로운 나라를 떠날 때마다 매번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혼자라 두렵기도 했지만 매번 새로운 경험이 날 기다렸다. 파리 한 복판에서 밤에 길을 잃었을 때는 무섭기도 했지만 금세 반짝이는 에펠탑을 보며 기분이 좋아졌고, 체코의 호스텔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와는 나중에 한국에서 꼭 다시 보기로 약속했다. 무엇보다 혼자 하는 여행은 진짜 나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면서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답을 얻은 것 같았고 그렇기에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환학생을 하면서 좋았던 순간은 학교 앞 잔디밭에서 가만히 누워있었던 순간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나라들을 보면 길을 걷다가 잠시 잔디밭에서 누워서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쉴 틈 없이 바쁘게 지하철에 몸을 싣지만 베를린에서는 느리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이런 여유가 너무나 좋았고 어쩌면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렇듯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6개월의 시간 동안 크고 작은 것들을 얻어왔다. 개강하고 학교에 다니면서 어쩌면 나는 이러한 것들을 잊어버리고 바쁜 삶을 살아갈 수 도 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내가 교환학생을 통해 얻은 것들이 분명 살아가면서 나에게 도움이 될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쉽지만 베를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 한다. Vielen Dank! Tschüs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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