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특별전형으로 본교에 입학하는 유학생들이 부족한 한국어 실력으로 수업을 듣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유학생 유치보다 내실 있는 학업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에 따르면 본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재작년 293명, 작년 328명, 올해 504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본교에 입학한 유학생 중엔 한국어 실력 부족으로 전공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가 적잖다. 올해 2학기에 편입한 은예(Yin Rui)(방송영상·14)씨는 “간단한 과제여도 중국어로 1시간이면 쓰지만, 한국어로는 5시간 넘게 걸린다”며 “전공 수업에서 자기소개를 하거나 뉴스기사 읽기 할 때에는 한국어 발음이 서툴러서 읽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중국인 시홍(Shihong)(커미·16)씨는 “시험을 준비할 때 모든 수업자료를 중국어로 번역한 후 공부해야 돼 다른 학생보다 시간이 배로 걸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유학생들의 개인적 고충에서 끝나지 않고 같이 수업을 듣는 한국인 재학생들의 학업효율을 낮추기도 한다. 특히 유학생과 팀프로젝트(팀플)를 하게 되면 서로가 고역이다. 이다솜(중문·14)씨는 “교양 수업시간에서 중국인 유학생과 팀플을 한 적이 있는데, 그 팀원이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팀 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됐다”며 “팀플을 하느라 바쁜 상황에서 유학생들에게 일일이 수업 내용을 다시 설명하고 중요한 역할을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유승철 교수(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는 “한국어 시험을 통과하고 본교에 입학한 유학생이라도 학습능력 및 한국어 회화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또한, “유학생과 팀플을 진행할 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국인 학생들의 사례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본교 외국인특별전형 지원자격의 한국어 공인성적 기준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입학 단계에서부터 한국어 성적이 최소한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에 부족함이 없는지 엄격히 평가해, 입학 후 전공 수업에서 뒤처지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본교의 외국인 특별전형 지원자격(2017년 전기 모집요강 기준)에는 한국어, 영어 공인성적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공인성적 지원 자격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학부 신입학) 또는 4급 이상(학부 편입학, 대학원생) 취득 ▲본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집중과정 4급 이상 수료 ▲영어능력시험 TOFEL((PBT 550, iBT 80), IELTS 5.5, TEPS 550 이상 취득 중 하나이상을 충족하면 된다. TOPIK 과 본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집중과정은 거의 유사하며 각각 1급~6급까지 있다. 급수가 높을수록 한국어 능력 수준이 높으며 본교에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국제학부 제외)은 졸업 전까지 TOPIK 4급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또한, 2013년~2015년 모집요강을 조사한 결과, 한국어 시험 성적이 없어도 영어능력시험 점수로 본교를 입학할 수도 있었다. 한국어를 하지 못해도 영어능력시험 성적이 일정 수준(TOEFL(PBT 550, iBT 80), IELTS 5.5, TEPS 550 이상)을 넘으면 지원자격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입학처 입학팀 정이슬 직원은 “영어능력시험으로 입학한 학생들도 영어로 학위를 받는 국제학부가 아닌 이상 입학 후 1년 내에 TOPIK 3급을 취득하고 졸업 전까지 반드시 TOPIK 4급을 취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본교 언어교육원 김현진 특임교수는 “TOPIK 3급·4급은 은행에서 계좌 만들기, 우체국가서 택배 보내기 등 일상회화 정도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학문적인 수준을 목표로 하려면 TOPIK 5급은 돼야 친숙하지 않은 분야에도 이해하고 말할 수 있고 전공분야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OPIK에 말하기 평가가 포함되지 않아 한국어 능력 수준을 모두 대변할 수 없어 높은 등급으로 입학 기준을 삼아도 기대하는 만큼 한국어 능력이 월등하지 않을 수 있다”며 “대학·전공 별로 한국어 능력 요구 수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반영해 대학·전공 별로 적정한 한국어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유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학생들도 학사 과정의 적응과 적극적인 수업참여를 위해 외국어특별전형의 어학능력 평가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TOPIK 4급을 취득하고 본교에 들어왔다는 서립탁(XU LIZHUO)(방송영상·14)씨는 “입학 후에 타대 어학원에서 5급까지 공부했지만 여전히 한국어 수준에 부족함을 느낀다”며 “6급 정도는 돼야 수업 내용의 80% 이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입학처는 현재 외국인특별전형 어학능력은 교육부 권고 사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입학팀 정 직원은 “입학기준 어학능력은 교육부의 권고사항을 따른 것”이라며 “교육부에서 해외 유학생 등 외국 학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대학가에서도 한국어 수준을 낮추거나 전공마다 자격을 다르게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타대 역시 입학기준은 본교와 비슷했다. 서울 시내 10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과 비교해 본 결과 3개 대학(▲서울시립대 ▲중앙대 ▲한양대)을 제외한 7개 대학은 TOPIK 3급으로 학생을 뽑았다. 

  유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는 것은 국제화를 지향하는 본교에 바람직하지만 본교에 적합한 외국인 유학생을 선별할 수 있도록 선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만약 강화된 기준 없이 유학생 수를 늘려간다면 점차 유학생들 사이에서 본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며 장기적으로 본교에 유학 오고자 하는 외국학생들에게 외면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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