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학관 계단 및 경사면에 부착된 대자보 김수연 기자 mangolove0293@ewhain.net

  본관 점거농성이 두 달을 넘긴 가운데 처음으로 본교 명예총장 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대자보가 28일 법학관에 붙어 눈길을 끌었다.

  본인 신분을 밝히지 않은 글쓴이는 ‘윤후정 명예총장님, 이제는 물러나실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대자보에서 “이번 시위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감금’인지 ‘대치’인지를 논하는 것입니까? 이번 시위는 이화의 시스템을 바꾸는 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윤후정 명예총장님은 1996년 8월 총장 임기를 마친 후 명예총장, 이사장, 이사로 보직을 바꿔가며 장장 21년간 집권 중”이라며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말처럼 비민주적인 이화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명예총장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또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고 이사회와 교수, 학생대표가 n분의1의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최고의사결정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 학생들이 이사회를 겨냥해 성명서 등을 발표한 적은 있었지만 명예총장을 중점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 헌법학자로 알려진 윤 명예총장은 1990년 제10대 총장에 선출돼 1996년 퇴임했다. 올해까지 약 20년 간 명예총장, 이사, 이사장 등 주요 보직에 자리했다. 헌법 개정 시 양성평등을 위한 특별조항들을 입법화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교내외로 공헌했다. 

  서울시내 40개 대학 중 본지와 연락이 되지 않은 4개 대학을 제외하고 현재 명예총장이 재직 중인 대학은 본교를 포함해 ▲서울기독대 ▲성균관대 ▲한영신학대 4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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