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이화에는 국내 대학 최초로 체육학과가 설립됐다. 여성 스포츠 참여의 긍정적인 영향과 중요성에 대해 일찌감치 인식한 결과다. 1890년 이화학당 교사로 부임한 미스 벵겔(Miss Margaret Bengel)이 당시 학생들에게 직접 유연체조를 가르쳤고, 체육학과 설립 이전까지 교양교육의 개념으로 체육교육이 이뤄졌다. 

  ‘체육을 통해 학생들의 정신과 육체를 조화롭게 한다’는 신념 아래  본교는 1953년 체육을 필수교양 과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이화인이라면 졸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8학점 이상의 체육 수업을 들어야 했다. 

  본교를 졸업한 김미현 교수(국어국문학과)는 “1학기는 배드민턴 및 포크댄스, 2학기는 수영을 하며 1년 동안 필수 교양체육 시간을 통해 체육을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 수업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배웠고, 종목 파트너와 함께 연습을 하며 소속감이나 친화력 향상에도 도움을 얻었다”며 “연습을 통해 실력이 느는 것을 보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를 몸소 체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이화에서 체육 교육의 비중은 점점 감소했다. 체육 과목은 1993년 이후 필수교양에서 제외됐다. 현재 본교 운동수업은 타대와 비교해서도 미비한 수준이다. 2016년 1학기 본교는 운동수업 약 29개 과목을 1학점을 수업으로 1주에 1교시(75분) 운영했다. 1학점에 50분으로 배정하는 이론 과목과 달리 실기과목은 1학점에 1.5시간을 배정한다는 학칙에 따른 것이다.  

  재작년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등 본교를 포함한 서울 소재 7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이수할 운동 수업 시간을 계산한 결과 본교가 타대에 비해 수업시간이 30%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기(15주)를 기준으로 본교의 한 학기 운동 수업 시간이 약 19시간인 반면, 일주일에 운동수업을 110분으로 진행하는 타대의 경우 한 학기에 약 27시간의 수업을 했다. 재작년 본지는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으나, 아직까지 개선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홍은아 교수(체육과학부)는 “남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츠 참여에 제한적인 여학생들에게 대학은 사회로 나가기 전 체육을 배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체육 수업을 통해 다른 과의 학생들과 만나 함께 운동하면서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배울 수 있다”고 대학 체육 수업만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 내에서 어느 정도 스포츠를 즐긴 상태에서 졸업하면, 사회에 나가 가족, 지역 등 사회 전반에 건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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