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9월28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교문위)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국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이슈가 돼, 끊임없이 정치권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작은 야당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라고 주장하는 최순실 씨의 딸 정모 씨가 본교 체육과학부 입학 과정과 학점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었다. 

  이에 야당 교문위원들은 국감 중 현장조사 명목으로 본교를 방문해 최 총장과의 긴급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간담회 이후 본교는 이화 브리핑을 통해 본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하며,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9월29일 발표된 이화 브리핑에서 정 씨와 관련한 학칙 개정부터 지도교수 교체까지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공지했다. 또한, 본교 입학처장은 입학 특혜 논란에 “특정인 특혜 입학에 대해선 추호의 의혹도 없으며 본교 입학 절차는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교의 해명은 학교 안팎으로 크게 신뢰를 주고 있지는 못하는 듯하다. 본교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표현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런 의혹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올해 4, 5월 사이 본교를 찾았다. 본교는 최 씨의 방문 사실 여부에 대해선 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로부터 2달 뒤인 6월에 학칙 개정이 이뤄졌다. 또한 개정된 학칙 중 우연히도 정 씨에게 필요한 학칙이 3월부터 소급 적용됐다. 이처럼 하필이면 시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정황들이 미심쩍다는 게 적잖은 학생들의 반응이다.          

  학교를 믿고 지지해야 마땅할 학생들조차 이렇게 의구심을 가지는 데에는 본교에 대한 ‘불신’이 자리한다. 두 달 넘게 본관 점거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는 아직까지 학생들이 가지는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불신의 벽을 높이지 않으려면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도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상세 자료를 더욱 낱낱이 밝힐 필요가 있다. 특히 입학, 학점 취득과 관련한 의혹은 학생들에게 무력감과 패배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정부의 비리 스캔들에 이화라는 이름이 연루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는 이화의 구성원들이 많다. 이화를 사랑하는 모든 재학생, 교직원, 동문들에게 이화는 ‘융통성이 없더라도 원칙은 지키는 학교’ ‘강자의 권력에 굴하지 않고 고고한 정신을 유지하는 학교’ ‘부정부패 없이 투명하게 운용하는 학교’였다. 그런 학교가 비리 의혹으로 국민들의 눈총을 받는 상황은 낯부끄러울 따름이다. 학교가 학내외로 신뢰를 회복해서 모든 이화 가족이 이화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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