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30세가 되던 1985년 가을은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 시간이었다. 그간 깨닫지 못한 나의 ‘죄인됨’을 성령님께서 깨우쳐 주셨으며 회개케 만들었으며 동시에 예수님의 피 흘리심의 희생으로 내 죄가 탕감받게 됨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필자는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my Lord, my God'(시편 104:1, 민수기 15:41))이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필자는 내과 전문의를 마치고, 훈련을 더 받고자 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혈액학 전임의(Hematology fellowship) 과정을 받고 있었다.  그 훈련 기간 중, 사람의 피 한방울에 기 십억 개 이상의 적혈구(산소를 나르는 기능)가 있으며 기 백만 개 이상의 백혈구(외부의 균들과 싸우는 기능 및 면역을 좌우함)와 일억 개 이상의 혈소판(출혈시 출혈 방지) 등이 존재하며 각각의 피세포들의 오묘한 기능들과 그 조화에 매료되었다. 놀라운 것은 다른 장기이식과는 달리 적혈구를 수혈할 때는 ABO형만 맞는다면 외부에서 들어간 단백질이건만 타인에게 수혈이 용이한 점과 몸 안의 다른 세포들과는 달리 적혈구는 산소가 없어도 몸 안에서 120여일을 거뜬이 살 수 있는 점이었다. 더욱 신비한 것은, 이러한 피세포들이 매일 100억개씩 70~80년간 꾸준히 만들어지며 또한, 동일한 수의 피세포가 몸에서 적절히 사라지는 점이었다. 이러한 조화가 깨질 때(예를 들어 필요량의 두 배가 생성된다든지, 또는 사라져야 할 세포들이 반 정도만 사라진다든지)는 결국 몸 안에 천문학적인 피의 세포들이 축적이 되어 백혈병 또는 그 유사한 심각한 악성 혈액질환이 되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피에 대해 하신 경이로운 일은, 매일같이 100억개의 혈액세포(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그 원조(元祖)가 되는 조혈모세포(造血母細胞)는 다 합쳐도 불과 10만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일이었다. 즉, 해가 뜨면 10만개의 조혈모세포로부터 100억개의 혈액세포가 만들어지며, 해가 지면 이제 10만개의 조혈모세포가 자신을 새롭게(renew)해 가며 일생동안 항상성(노화되지 않으며 젊음을 유지하는 능력)을 지속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놀라운 하나님 아버지의 창조의 신비가 아닐 수 없었다! 시편 기자가 시편 51편 10절,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한 것과 바울이 쓴 로마서 12장 2절,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에서의 ‘새롭게’란 단어가 바로 사람이 태어나서 70~80년간 살아가며 조혈모세포가 매일 새롭게하는 그 단어와 동일한 것인 것이다!

  출석하는 교회의 회복사역에서 지난 10여년간 소그룹을 통해 낮은 자존감, 우울증, 인격의 손상 등으로 고생하는 형제, 자매들의 회복을 돕고 있다. 회복은 결국 하나님이 하시는 역사(役事)이다. 이 회복의 과정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흘리신 예수님의 보혈이 그 핵심이며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존귀한 피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즉, 예수님의 한 방울의 피는 너무 존귀하기에 가격을 말할 수 없다(priceless:너무 값비싸기에 값이 형성되지 않는 상황).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4리터 이상의 존귀한 피를 필자와 우리를 위해 쏟으셨다는 것을 깨달으며 우리의 자존감과 존귀함을 회복하게 된다. 성경 레위기 17장 11절,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내가 이 피를 너희에게 주어 제단에 뿌려 너희의 생명을 위하여 속죄하게 하였나니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에서 기술되었듯이, 예수님의 희생(피 흘리심)으로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가 되었고, 왕의 딸이요 왕의 아들인 것이다. 비록 지구상에 70억에 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모여 살지만, 우리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인간의 종(種) 가운데 대단히 독특하고 유일하게 지어진 존재이다(One of kind). 일란성 쌍둥이라하더라도 이목구비(耳目口鼻)가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른데, 하물며 쌍둥이가 아닌 우리는 부모님들이 결혼하여 우리를 낳으시기 전에 이미 하나님 아버지께서 계획하시고 지으신 것이다(이사야 49장 5절, 시편 33편 15절). 우리는 우리가 신묘막측한 존재(시편 139편 14절)임을 깨달을 때 여러 일그러진 우리 모습과 인격의 결함에서 아름다운 원래의 모습과 품성(시편 100편 3절, 에베소서 2장 10절)으로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혈액학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MD Anderson Cancer Center와 이화대학 의대에서 30여년간 하나님의 놀라운 창의력/창조력의 결과인 피에 대해, 또 예수님이 하신 귀한 일에 대해 심도있게 가르쳐오고 있다. 또한, 백혈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우리를 지으신 분(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가장 잘 알기에 또한 그분(하나님 아버지)께서 가장 잘 고쳐주실 것이라는 것과, 명의 중의 명의이신 예수님과 또 하나님께서 만드신 존귀한 피에 대해 소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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