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인원 방문 - 외국인 교환·방문학생 환영식 개최"

  이것은 지난 9월5일자 학보에 올라온 한 기사의 제목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번 2016년 가을 이화를 찾은 교환 및 방문학생의 숫자는 507명으로, 본교 학부나 대학원에 정규학생으로 등록한 유학생 수를 제외하고 저 정도이니, 올 가을을 우리 교정에서 보내는 국제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쩐지 이번 학기 학교에서 오며가며 마주친 외국인 학생이 부쩍 늘어난 것도 같다.

  차설, 내가 지난 해 교환학생으로서 1년을 보냈던 미국 앤젤로 주립대학교(Angelo State University)는 텍사스 주의 아주 시골 동네의 작은 대학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교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숫자의 교환학생들이 들어와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었다.

  가장 큰 것은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듣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학교가 작으니 얼마 없는 전공에 수업도 많이 열리지 않았다. 적은 자리를 두고 ASU 정규 학생들과 나눠 가져야 하니, 개강 첫 주면 수강신청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또 많은 국제학생을 유인하기 위하여 어학성적과 GPA 기준을 낮게 잡아 둔 탓에 미국까지 와서 말 한 마디 똑바로 하지 못 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성악과 3학년 전공수업에는 중국에서 온 한 학생이 있다. 어쩌다보니 내 옆자리에 앉은 이 친구는 알고 보니 이 친구는 중국어, 아주 짧은 한국어, 그보다 더 짧은 영어 실력을 가진 게 전부다. 어쩌다 이 수업을 신청했는지, 어쩌다 이화로 오게 되었는지, 솔직히 궁금하기도 하고 도와주고 싶기도 한데 내 말을 못 알아들으니 참으로 할 말이 없다.

  국내 대학 중 손꼽히는 국제교류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 이화가 이 많은 국제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좋은 파견교가 되기를 바란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이 먼 곳을 찾은 어린 학생들이 ASU에서와 같은 고초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비용까지 들였을 텐데, 그만큼 즐거워야하지 않겠나. 이들 모두 진정으로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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