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학생총회가 열린 대강당의 전경 김지현 기자 wlguswlgus32@ewhain.net

  12일 대강당에 3286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였다. 학생 최고 의결 기구 ‘학생총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인파였다. 학생총회는 학내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대학원생, 휴학생을 제외한 재학생 전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에 대한 토의 및 결정권을 갖는다. 학생총회는 재작년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이번 학생총회 참석인원은 학생총회가 성사되는 데 필요한 학생 정족수 1477명(추정 재학생의 10분의 1)을 훌쩍 넘긴 수였다. 최대 집계 인원은 학생회 비표 기준 4070명으로, 본지 추산 결과 역대 개회된 학생총회에서도 최대 인원이다.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이자 참가 의사 서명을 받아 참가인원을 약 2100명으로 예상했던 총학의 비표가 부족해 입장이 지연되는 사태도 있었다. 비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옆문, 정문 등에 약 300명씩 모여 입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학생총회에서는 ▲이화인 3대 요구안 채택 ▲요구안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채택으로 구성된 안건을 두고 자유로운 토론과 의결이 진행됐다. 제시된 안건은 8월24일~26일, 8월28일~29일 진행된 설문 조사 바탕으로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작성했다.

  첫 번째 의결안인 이화인 3대 요구안의 내용은 ‘총장 및 처장단은 책임을 이행하고 사퇴할 것’, ‘학내 의사결정기구를 민주화할 것’, ‘학내 구성원의 교내 학칙에 의한 처벌 및 법적 책임 묻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학내 의사 결정기구 민주화는 학생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등록금심의위원회와 대학평의원회를 개선하고, 정책 도입 예고제 시행, 교무회의 사전공지 및 회의록 공개 및 각종 위원회의 학생참관 허용 등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이화인 3대 요구안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총장 사퇴 및 처장단 책임 이행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 학생은 총장의 사퇴 외에 처장단과 총장이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은혜 총학생회장이 “사퇴 이외에도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과 소통 구조 개선하는 것 등이 책임 이행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학생이 “이사장이 총장을 사퇴시킬 수 없다는 발표를 했는데, 중운위의 계획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최 총학생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라며 “이사장의 발표와 별개로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처장단이 이미 퇴임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최 총학생회장은 “처장단은 당시 논의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며 “처장단이 책임지고 사과한 뒤 구조개선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내 의사결정 민주화를 위한 제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학내 의사결정구조의 민주화를 위해 요구안 중 하나인 정한 정책 예고제는 통보식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최 총학생회장은 “정책 예고제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예고해 추진단계부터 학생들과 논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대학평의원회 개선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에 최 총학생회장은 “대학평의원회는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법적효력이 있는 기구라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의결 결과, 3020명 중 2975명의 찬성으로 의결안이 가결됐다.

  의결안의 두 번째 항목인 공동 행동의 내용은20일, 22일, 27일(화) 행진시위와 19일~23일 진행된 채플피케팅시위이다. 의결 전 학생들은 공동행동의 구체적 계획과 이유 등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학생은 평일에 시위 날짜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해주길 요청했다. 최 총학생회장은 “학생총회는 재학생의 의결 기구라 재학생이 참여하기 편한 주중으로 선택했다”며 “시행 날짜와 횟수는 28일(수) 중운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전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행동의 홍보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묻는 학생에게 최 총학생회장은 “구체적 홍보 방식은 아직 논의 중”이라며 “결정이 되는 대로 온·오프라인 홍보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한 학생이 “채플 거부와 같은 강력한 방법을 쓰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최 총학생회장은 “질문보다는 제안에 가까운 발언”이라며 “안건 상정 시간 이후에는 이견안 또는 수정동의안 상정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 총학생회장은 “의결안의 행동 방안은 두 차례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운위 논의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의결안이 상정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진 의결 결과, 2454명 중 2453명의 찬성으로 의결안이 통과됐다.

  학생총회에 참여한 김서영(커미·15)씨는 “학생총회에 재학생의 10분의 1을 훌쩍 넘긴 인원이 참여한 것은 시위 중인 학생들의 요구 사항이 이화의 목소리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총회에서 결의된 것들이 실현돼 앞으로도 학교일에 이화인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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