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5시 경 권성희(법학·86년졸) 변호사가 본교 교수협의회(교협)회장단 3명을 ▲업무방해 방조 ▲특수건조물침입 혹은 퇴거불응 방조 ▲다중위력 과시 강요 미수 방조 혐의로 서울시 서대문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당한 교협 회장단 3인은 김혜숙 교수(철학과), 정문종 교수(경영학과), 정혜원 교수(의학과)다.

  고발 수사는 먼저 고발인을 조사한 뒤 피고발인 조사 순으로 이어진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8일 오전 권 변호사에 대한 고발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그의 가족 관련 사정 등의 이유로 조사는 20일로 미뤄졌다.

  권 변호사는 교협에서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 이화이언(ewhaian.com)에 올라온 교수-학생 사전미팅 게시글을 보고 고발했다. 교협 교수들이 시위 중인 학생들의 입장이 유리해질 수 있도록 간담회에 대해 조언을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교협 교수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취지는 ‘학생들의 농성 해제와 학업으로의 복귀를 위한 노력’이었다”며 “현재 교수들의 행위는 학생들의 시위를 부추기는 일이며, 이는 학내 업무방해 방조 행위”라고 말했다.

  또한, 교협 자유게시판에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반대하는 글을 게재했던 권 변호사는 자신의 글이 번번이 삭제돼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퇴에 찬성하는 게시글은 자유롭게 논의되는 반면, 사퇴에 반대하는 게시글은 댓글로 공격을 받거나 삭제됐다”고 주장하며 “‘지우지 말아 달라’는 말까지 추가했음에도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협 운영진은 “개인의 반복적인 게시글, 상호비방 및 비속어 등의 거친 표현을 포함하는 글들을 삭제하기로 했다”며 “동일인 또는 동일인이라고 인정되는 자가 삭제될 만한 글을 계속 올린다면 아이피 차단 등의 조처를 할 것”이라고 1일 공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이화이언 게시판에서 “교수들은 시위의 중재자 역할을 했을 뿐 지지하고 코치한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고발 행위가 시위 해결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개인 사정으로 19일 미국에서 귀국하는 권 변호사는 20일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조=형법에서, 남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주는 모든 행위.
퇴거불응=사람이 주거하는 저택·건조물이나 점유하는 방실에서의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음.
다중위력 과시강요=다중이 위력을 과시하며 협박해 사람에게 의무가 아닌 일을 강제로 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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