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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인간의 또다른 가능성
2016년 09월 05일 (월) 박우정(경제·15) -

  나는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인간관계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꼈다. 대학에 와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보면 처음 느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급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매일 부대끼며 살아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수능, 대학진학이라는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 목표가 내 정신을 가득 채워서인지 이상하리 만치 허전함이나 외로움에 둔감했었다. 그러나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백지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은 나로 하여금 외로움에 쌓이게 하였고, 어느 한 기간 동안은 친구를 만나도, 누구를 만나도 내면의 고립감으로 허전하고 괴롭기만 했다. 그러고 생각해보면 사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인간에게 꽤 치명적인 타격이다.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 종교의 포교 방법 또한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하는 대학생, 즉 가족과 친구 없이 새로운 환경에서 외로운 것 같은 사람을 노린다고 하니, 외로움과 고독이 얼마나 인간을 유약하게 만드는 것인가! 썩은 동아줄인 걸 알면서도 그 순간의 타인의 온기를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도 이 힘든 시간이 허투루 낭비된 것은 아닌지, 나는 나름 깨달음을 얻었다. 영어에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No man is an island". 그 누구도 외딴 섬이 아니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 된다. 우리 모두 큰 대륙의, 큰 전체의 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 영화에서는 이 구절을 뒤집어 “Every man is an island"라고 했다. 인간은 모두 섬이라는 소리다. 내 섬을 떠나 다른 사람과 바다 중간에서, 아니면 그 사람의 섬에서 만나서 잠시 지내다 올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누구나 자기 섬으로 돌아와야 하고, 편하게 쉴 곳은 오직 내 섬뿐이다. 인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잠시 함께 할 수도 있고,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믿고 의지할 수도 있겠지만, 바다 위에 집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그 관계는 본질적으로 위태로운 것일 수밖에 없고, 너무 쉽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나 스스로가 내 섬을 편한 곳으로 생각하고 꾸며서 내 섬이 멋져 보인다면 다른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갖고 다가올 것이다.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헤어지게 되더라도, 난 내 섬에서 편안하기 때문에 크게 동요되지는 않는다. 한 때는 혼자 화장실 가는 것도 싫어했던 내가 지금은 혼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밥도 먹고 영화도 본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예전의 나처럼 인간관계에 조급해지고 집착하고 있다면, 모든 인간은 섬이라는 저 말을 들려주고 싶다. 낭만주의 작가였던 오스카 와일드 마저 최고의 로맨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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