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이 먼저다 vs 사퇴가 먼저다"…학내 사태를 두고 팽팽한 공방戰
"수습이 먼저다 vs 사퇴가 먼저다"…학내 사태를 두고 팽팽한 공방戰
  • 양한주 선임기자, 남미래 기자, 취재도움=박보경 기자
  • 승인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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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점거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최경희 총장과 학생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고 있다. 경찰병력 투입, 사퇴요구 등 같은 쟁점을 두고 최 총장과 학생은 첨예한 갈등을 보인다. 이에 본지는 학내 언론으로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학생과 총장이 갈등을 빚는 부분에 대한 공론장을 마련해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지는 25일 ECC B215호 주간실에서 최 총장을 직접 만났고, 학생 측은 본관 온라인 언론팀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최경희 총장 인터뷰]

  농성이 30일 째(26일 기준)다. 학생들은 계속 사퇴를 요구 중이다. 압박이 심한 상황인데, 사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은

  최경희 총장(이하 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화의 긴 역사에서 바라보면 사퇴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사퇴 이후의 일이 어떻게 수습이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 사퇴를 하게 된다면)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오해할 수 있지만, 끝까지 학교를 지키며 소통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일단은 책임감 있게 사태를 수습하고 체계화된 정책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지금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는 그 이후에 생각해볼 일이라고 본다.

 

  본교생 3명이 경찰 조사 소환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이미 학생 및 졸업생들 사이에 변호사 선임 등의 대책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 별도로 형사처벌에 대비한 실효성이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 소환통보를 받은 본교생 3명을 위해 학교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이 탄원서, 호소문, 법률 지원 등이다. 서대문경찰서에 방문해 학생들을 처벌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5일에 처음 냈고, 소환 계획을 들은 바로 다음날인 23일에 교무위원들과 함께 다시 제출
했다. 본관 안에 있던 교수들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의사를 밝혔다. 또, 불처벌을 탄원하는 관련 당사자 교직원의 호소문도 23일 제출되었다. 법률 지원 부분에 대해서는 지원 가능한 법무지원반을 구성해 기다리고 있다. 소환 자체는 이미 발생한 사건에 관해 확인해야 하는 절차일 뿐, 소환이 곧 처벌 절차는 아니다. 소환된 학생들과 만나고자 했는데 연락이 안 됐다.

 

  본관 점거농성이 처음 시작된 7월 28일부터 경찰병력이 투입된 7월 30일까지 총장님이 본관에 직접 오시지 않은 이유를 학생들이 많이 궁금해하고 있다. 본관 점거농성이 처음 시작된 7월28일부터 경찰병력이 투입된 7월30일까지 본관에 직접 오지 않은 이유는

  최: 7월28일에는 학교 일로 지방에 있었다. 지방에서 소식을 듣고 금요일 새벽에 올라왔다. 학교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으면서 본관에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을 했는데, 그 당시에 안에 있던 사람들과 몇몇 처장 등이 여러 번 논의를 했지만 그 때마다 본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결정됐다. 대신 본관이 아닌 ECC 같은 외부에서는 언제든지 만나자는 논의가 오갔었다. 지금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연히 그때 들어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병력 투입에 대해 경찰-학교 간 엇갈리는 발언은 학생들이 학교를 신뢰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다. 병력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계속 얘기해왔는데, 경찰의 병력 투입 경위나 과정을 두고 경찰과 입장이 다른지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달라

  조미숙 총무처장: 당시 현장 상황을 파악해서 112에 여러 차례 구조 요청을 보냈는데, 우리가 학교 기관이기 때문에 요청만 해서는 안 되고 공문을 보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설물 보호 요청 공문을 보내면 된다고 해서 7월28일에 총무처장 명의로 보냈는데, 다음 날 기관장 명의로 보내야 한다는얘기를 듣고 같은 공문을 총장 명의로 보낸 것이다.

  최: 내가 직접 전화해서 1600명을 불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안에 있는 교직원분들의 구조요청으로 경찰이 교내 진입한 상태에서, 제3자의 전화연결을 통해 안에 있는 교직원을 구해달라고 한 것은 맞지만, 1600명 경찰병력 투입을 요청한 것은 아니다. 7월30일에 경찰이 조금씩 오다가, 오전11시 넘어서 경찰 관계자로부터 내부 진입에 총장 허락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한다면 진입해 구해주되, 학생들을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내용으로 얘기했다.

 

  경찰 관계자에게 경찰 내부 진입에 대해 연락을 했다는 오전11시는 학생들과 면담 시간에 대해 논의하던 시기 아닌가. 학생지원팀에서는 총장과의 대화 자리를 정오에 본관에서 마련한다고 학생들에게 전달한 상황이었다.

 : 당시 여러 처장과 동시에 연락하면서 구조와 면담에 대해 모두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굉장히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시기였다. 구출과 대화의 전후 관계를 논리적으로 생각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또한, 본관 안에 있는 분들을 구조한다고 해서 이렇게 많은 병력이 들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1600명이라는 병력의 숫자도 나중에 전해 들었다.


  8월1일 기자회견에서 보인 태도나 발언은 지금의 입장과 많이 차이가 있다. 그사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최: 학생들이 순수하게 평단사업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평의원회 개최를 막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김활란 동상을 훼손하거나 용역, 보디가드를 불렀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7월30일 저녁에 병원에 가서 당시 안에 있었던 사람들 한 분 한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시 그분들이 받은 충격이 매우 컸다. 총장이기 때문에 물론 첫째는 학생이 제일 소중하지만, 다른 구성원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현장에 있던 교직원 및 평의원 분들도 많이 누그러졌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마음을 같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단사업의 취지도 이화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성원들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에 학생들을 존중해 기자회견 당시 잠정중단을 결정했다.


  그 당시에는 학생들을 처벌할 의사가 있었나
  : 학교 입장에서는 용서할지 몰라도, 교수들이 처벌을 원한다면 그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여러 과격한 행동에 대해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한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이해한다는 의미인가

  최: 감금, 대치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욱 좋았을 상황이지만, 이미 일어났으니 내 탓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 대해 이해하는 것으로 마음을 가졌다.


  학생들이 서면대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대표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막을 치고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등 면대면 대화방식을 요구하는 이유는

  최: 서면으로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하고 있다. 서면으로도 진지하게 답변을 했지만, (소통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글자로는 상황을 표현하기 힘들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인데 면대면 대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광복절 휴일에는 기자도 별로 없으니, 대화하기에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주까지 있겠다고 했지만, (이런 상한을 정하는 것을) 또 다른 불통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언제든지 학교에 있을 것이고 부르면 대화를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서면대화와 더불어 면대면 대화를 통해 한계를 보완해야지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최: 대화를 좀 더 허심탄회하게 하지 못하는 부분이 답답하다. 1600명의 경찰 병력을 불렀다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서 사퇴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상황과 맥락을 서로 듣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지금 나오는 얘기들 중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거나 와전된 부분이 있나

  최: 총장이 지난 2년동안 진행한 불통 사례 13가지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틀린 부분이 꽤 있다. 성적장학금2 폐지와 같은 경우 2014년 3월에 없애기로 이미 결정이 됐고, 이는 내 총장 임기가 시작되기 전이다. RC(Residential College) 또한 내가 폐지한 것이 아니다. 또한, RC의 철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평단사업은 학위 장사가 아니다. 2년 반이면 학위를 받는다든가 네일아트학과, 이런 얘기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또한, 글로벌 캠퍼스는 미래의 비전으로 글로벌화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임기 내에 글로벌 캠퍼스를 짓겠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잘못된 얘기다. 그리고 이런 사업들은 총장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모두 필요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된 것이다. 앞으로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정례화해서 마련했으면 좋겠다.


  학생들은 경찰병력 교내투입 건 뿐만 아니라 지난 2년간의 불통 행정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2년 임기를 돌아보며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최: 역사가 평가하겠지만, 지난 2년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게 학교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학교의 발전을 빨리 이루고 싶은 부분에 대해 마음이 급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옆도 돌아보고 대화를 많이 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든다. 이제는 설령 좀 늦어진다 하더라도 좀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하고 싶다.

 

[학생측 인터뷰]

  경찰에서 시위를 주도한 학생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입장과 대응 계획은

  우리는 최 총장 및 학교 본부 측에 즉시 ‘학생들이 감금죄를 저지른 범죄자이기에 경찰 병력을 부른 것이 타당하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철회하기를 요구한다. 현재 경찰에 소환 통보를 받은 학생은 최 총장과 일부 교수들의 ‘감금’ 주장으로 인해 범죄자로 특정돼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총장 및 학교 본부 측이 7월28일~7월30일 상황은 감금이 아닌 대치 상황이었으며 7월30일 경찰 병력 요청을 한 것이 오판이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 그리고 경찰에 적극적으로 해명할 것을 함께 요구한다. 아울러 그 전에 이뤄지는 총장의 모든 면대면 대화 시도, 학교의 법률 및 의료 지원은 우리를 범죄자로 지목한 장본인이 제공하는 것으로, 순수한 의도로 보기 어렵다. 

  한편, 해당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감금죄다. 이에 학생 측은 ‘감금이 아닌 대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상황이 감금이 아니라는 핵심적 근거는

  하나, 학생 측은 평의원 측에 “침묵만 하지 말고 사업 찬성 이유를 한 마디라도 해 달라”고 소통을 시도하였으나 교수들은 침묵했다. 둘, 학생들은 본관 1층에 미리 가서 평의원을 기다렸고 평의원은 학생이 점거한 본관으로 자발적으로 입실했다. 셋, 학생들은 대치에 대한 별도의 계획이 없었으나 서주영 교수(의예과)는 “3박 4일이고 한 달이고 하자”고 대치 상황 장기화를 예고했다. 넷, 학생은 창밖에서 누군가 ‘진선미관’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평의원이 진선미관으로 자리를 옮겨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사업)을 졸속 진행할 것을 우려해 본관을 떠나지 못했다. 다섯, 7월28일~7월30일 수차례 112, 119 신고가 접수돼 관계자가 도착했지만 우리 시위를 평화시위로 보고 ‘학교와 원만히 해결보라며 지켜만 본다’고 하고 돌아갔다. 여섯, 학생에게는 학교의 졸속 행정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위와 같은 대치 상황 이외에는 전무했다.
(‘경찰 주모자 색출 및 소환에 대한 이화여대 학생 측의 입장성명서’ 중)


  일각에서는 평단사업이 폐지됐음에도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은 

  우선 7월28일~8월2일 진행된 서명운동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25,263명의 서명을 받은 이 서명은 ‘미래라이프 사업 철회’, ‘총장 사퇴’의 두 가지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즉, ‘학생들이 말을 바꿨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또한, 약 1600명의 경찰 병력 투입으로 시위의 초점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했다. 학생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었고, 학내문제에 경찰 병력을 동원하는 총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이에 따라 미래라이프 사업이 철회된 이후에도 ‘총장 사퇴’를 주장하며 점거농성을 이어가는 것은 시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화인들의 요구사항은 단 한 가지, ‘총장이 교육자로서 책임지고 사퇴할 것’이다.


최 총장이 학생이 납득할 만한 진정성 있는 사과의 태도를 보이거나 학내 소통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 및 대안을 제시할 경우, 사퇴 문제에 있어서 타협의 여지가 있나. 없다면 그 이유는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 총장은 2년 동안 학생들과 단 한 번의 진정한 소통도 없이 각종 성적장학금 폐지, 신산업융합대학 설립 날치기 통과, 파빌리온 기습 완공, 중앙도서관 24시간 운영 폐지 시도, 평단사업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둘째, 최 총장은 본관을 점거하던 제자들이 약 1600명의 경찰 병력에 폭력 진압 당하도록 경찰 병력을 요청 하였으나, 아직도 이에 대한 사과는 커녕 한 마디의 언급도 없다. 학생들은 8월15일 학생처에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최 총장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장을 하지 않았다. 다만, 계속해서 본관 앞을 찾아와 폭력 진압으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학생들에게 무리하게 대면 대화를 종용 할 뿐이다.

  셋째, 최 총장은 폭력 진압 나흘 후인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적으로 자신의 학생들을 비난했다. 폭력 진압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은 학생들은 최 총장의 ‘순수하지 못한 외부세력으로 몰아가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넷째, 최 총장은 7월31일부터 여러 차례 공문, 대화, 편지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절대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 “무사히 강의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대처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22일, 3명의 학생은 감금죄 혐의로 경찰에 소환 통보를 받았다.

  총장의 사퇴가 학내의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불통과, 불신과, 기만과, 경찰 병력으로 얼룩진 과거 위에서는 어떤 희망의 싹도 자라날 수 없다고 확신하기에 학생들은 지금 서로를 지탱하며 시위를 지속하는 것이다. 책임지는 자 없이 새로운 미래는 도래하지 않는다. (‘경찰 주모자 색출 및 소환에 대한 이화
여대 학생 측의 입장성명서’ 중)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퇴를 하더라도 지금의 문제를 수습한 뒤에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지금의 문제는 학교 본부에서 학생들의 감금죄 혐의를 전제한 상태에서 각종 후속 지원만이 학교의 책임인 듯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 총장 및 44인의 교무위원이 ‘학생들이 감금죄를 저지른 것은 맞지만, 선처를 간곡히 부탁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경찰 조사에 관한 상담 및 법률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학교 측 처사에 매우 유감스럽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총장이 지금의 문제를 수습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습한 뒤에 사퇴할 리가 없다’, ‘수습한 뒤 사퇴할 것이었다면 이미 수습하고 있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수습은 분명히 중요한 사안이지만, 수습할 의지가 없는 총장이 사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 총장 취임 이후 소통 부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왔지만 이렇게 갈등이 전면에 드러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시위가 이렇게 대규모로 장기화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최 총장 취임 후) 2년간 불통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번 시위에서 크게 터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번 시위는 그 과정에서 학내에 경찰이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큰 반발이 일었고, 이 때문에 시위의 규모가 유달리 커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학내 경찰 1600명 투입 사태에 대해 책임지는 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장기화되는 것이라고 본다.


  서면으로만 대화를 진행하고자 하는 탓에 대외적으로는 총장이 대화를 요구하지만 학생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비쳐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리가 서면대화라는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22일 총장에게 보낸 답장에서 표명한 바 있다.

  <학생들은 "주동자" 처벌의 두려움과 "그 날"의 기억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대면 대화가 어려워 서면 대화를 부탁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님께서는 또 다시 일방적으로 대면 대화를 주최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중략) 진정성 있는 서면대화 재개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총장님의 첫 편지에 대한답장’ 중)

  1차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는 경찰 병력 투입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었다. 이에 2차 서면질의를 통해 ‘총장님의 이름으로 경찰 병력 학내 투입 요청을 한 것이 맞는지’, ‘7월30일 오전11시15분에 총장이 병력 요청을 했다는 경찰의 언론 인터뷰와 7월31일 경찰에서 발표한 공개 자료 내용은 거짓인지’, ‘학내 경찰 병력 투입 경위에 대한 최종 결재자 및 객관적 사실’ 등에 대해 질문했다. 24일 답변을 받았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특히 7월30일 총장이 본관 서문에서 학생을 기다리겠다고 했으나 결국 나타나지 않았고, 당시 기다리던 학생들이 경찰에 폭력적으로 진압당한 것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총장은 본관 서문에 가지 않은 것은 학생들이 대화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장이 제안한 정책 포럼이나 교육 아젠다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는데, 사퇴 이후의 대안 또는 개선방안은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은 사퇴 이후에 ‘이화여대 의사소통 활성화 및 의사결정 체제 개선’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바라는 바이며, 이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본관과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총장 사퇴 후 학생을 포함한 이화 구성원 모두가 다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