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학생들의 배후다.”

  3일 오후8시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졸업생 1차 시위가 열렸다. 졸업생과 재학생을 포함한 약 1만 명(현장 추산)이 캠퍼스를 메웠다. 학내 문제로 졸업생까지 모교 캠퍼스에 찾아와 후배들과 함께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시위에 참여한 졸업생들은 미래대 신설,교내 경찰병력 투입 등 일련의 사태를 촉발한 최경희 총장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고 밝혔다. 이날 졸업생 대표 7명은 마이크를 잡고 “같은 공간에 함께하지 못해도 같은 시간을 걷고 있습니다. 후배님들 화이팅”,“지금 우리는 이화의 역사이고, 너희들은 이화의 미래이다.”, “우리의 어제, 너희의오늘, 이화의 내일” 등 본관 점거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휴대전화 조명등을 켜고 본관으로 행진해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본관 앞에 집결한 뒤, 졸업생 대표로 나선 김경란(영교·71년졸)씨 외 1명은 “미래라이프 대학 철회 발표를 환영한다”며“이번 사태로 신뢰를 잃은 총장은 강력하게 책임지고 총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며 성명서를 낭독했다.

  일주일 뒤인 10일에는 졸업생·재학생 2차 총시위가 열렸다. 최 총장이 '9일 오후3시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참가자 수는 약 1만명으로 1차 때와 비슷한 규모였다.

  이날 익명의 한 이화인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최 총장 취임 이후 파빌리온 건설, 프라임 사업 등 학교 전반의 시스템을 좌우하는 사안들을 비민주적 절차를 통해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며  “무고한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 병력을 교내까지 불러들인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ECC Valley에 모인 이화인은 경찰 약 1600명이 교내에 들어온 7월30일의 기억을 돌아가며 낭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 이화인은 “본관에서 끌려 나온 후 내가 본 것은 끝도 없이 서 있는 경찰들이었고, 허벅지에는 방패에 긁힌 상처가 보였다”며 “학교는 나에게, 내 앞과 옆의 벗들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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