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경찰병력 1600명이 투입된 이후 학내외 여론은 악화됐다. ‘학생들의 행동이 과연 경찰력이 투입돼야 할 만큼 위협적이었는가’ ‘최후의 수단을 취하기에 앞서 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았는가’ 등 최경희 총장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학내 갈등이 사회문제로 비화하는 조짐이 보이자 최 총장은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라이프대 신설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들의 공감 및 소통이 부족했던 점은 안타까우며 이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3일엔 미래대 신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확정 발표했다.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대학 스스로 취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기자회견 당시 최 총장의 발언은 학생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최 총장이 “여태까지 학생들에게 징계 한 번 한 적 없지만 무조건 참는 것이 다 교육의 관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시위 참가자들의 반성을 촉구한 부분이 학생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다음은 당시 취재진과 이어진 주요 질의응답을 일부 정리한 내용이다.

Q: 학생들과 대화를 위해 노력했다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노력을 했는가
최 총장
: 본관에 들어와야 대화를 하겠다는 학생들의 요구가 있었다. 본관은 행정동이므로 본관을 제외한 공간에서 만나자고 제의했지만 학생들이 거부했다. 경찰 병력이 투입됐던 30일에도,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을 기다렸다.

Q: 경찰 쪽에서는 오늘 중 고소장을 학교 측에서 접수한다고 밝혔는데 접수할 예정인가
최 총장
: 아직 생각 안 하고 있다. 그러나 반성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여태껏 마스크를 쓴 시위는 한 번도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놀랍고 통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금된 사람들이 고소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다. 학생들이 사과하고 정정하면 모르겠으나 내가 감금된 교수들의 고소 권한에 지시할 수는 없다. 교수의 고소 가능성은 그분들에게 맡기겠다.(후략)

Q: 경찰에 따르면 학생지원처에서 문자를 보낸지 15분 만에 총장이 직접 연락해 요청했다는데 왜 안했다고 하는지? 기자에게 외부세력이 있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데 외부세력이 누구인가
최 총장
: 28일 오후10시, 본관이 문화재이기 때문에 총무처장이 경찰 측에 시설안전 보호 요청을 했고, 총무처장이 아니라 총장 명의가 필요하다고 해 동일한 내용으로 공문을 다시 보냈다. 경찰이 투입된 30일엔 상황이 위급하다고 듣고, 현장에 나가있는 경찰과 통화해 상황에 따라 판단하시고 구출해달라는 대답을 했을 뿐이다. 또한, 졸업생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안고 119가 못 들어가게 한 게 의심스러웠다. 시민단체라고 밝힌 사람도 있었고 본관에 있던 학생들은 내가 알고 있던 학생들이 아니었다.(후략)

Q: 11시 쯤 경찰에게 상황에 따라 판단해 진압하라고 말씀하셨다. 이때는 이미 본관 앞에 경찰이 있는 상황이었고 그 진압 말을 한 때에 경찰병력 투입 인원 수는 알고 있었는가
최 총장
: 경찰투입 인원은 전혀 몰랐다. 난 그때 학교 내에 있었지만 외부 건물에 있어 수는 몰랐다. (중략) 또한, 학생들을 연행하지 않았다.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조만 하려고 했다. 우리도 그렇게 부탁했고 최선을 다했다.

Q: 경찰청장이 처벌 방침 내렸다. 학교에서는 처벌할 것인가? 장기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최 총장
: 경찰청장의 방침은 전혀 몰랐다. 그런데, 현재 학생들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범법행위다. (중략) 학생들은 본관에서 무조건 나오고 대화를 통해 최종판단해야 한다. 이것도 거부한다면 그건 순수한 의견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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