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인생수업', 내가 설계한 길을 걷다
내가 만드는 '인생수업', 내가 설계한 길을 걷다
  • 장운경 기자, 취재도움=권소정 기자
  • 승인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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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지난달, 본교 THE인재양성총괄본부가 정규 시행한 첫 번째 도전학기제의 합격자가 발표됐다. 도전학기제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활동을 스스로 설계해 진행하는 동시에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합격한 30명의 도전학기 프로젝트를 ▲기술 연구 ▲국내 및 해외 인턴십 ▲공연 기획 ▲진로 심화 연구 ▲창업 ▲해외 사례 연구로 분류해 각 분야당 1명씩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공연 기획 ▲진로심화 연구 ▲창업에 해당하는 학생들만 취재할 수 있었다. 본지는 24일~25일 직접 만나거나 서면으로 이 세 명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도전학기제의 어떤 점을 보고 신청하게 됐나

지난 학기 창작뮤지컬 동아리 ‘커튼콜을 울려라’(커울) 운영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었는데, 도전학기제를 신청하면 학점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컸다. 그리고 도전학기제가 자신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활동을 지원해주는 만큼 동아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동아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올해 영어영문학과로 전과하기 전에 특수교육과를 전공하면서 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했다. 그때 장애인들이 문화생활 욕구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드라마, 영화에 비해 뮤지컬은 접근성이 낮은 만큼 장애인들이 뮤지컬을 관람한 경험은 거의 전무했다. 마침 작년 신생동아리였던 ‘커 울’은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채 어떤 공연을 할지 방황하던 중이었고 이때 내가 소외계층을 위한 뮤지컬을 제안해 실행하게 됐다.

-‘찾아가는 뮤지컬 봉사 공연’을 기획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공연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믿는 사람이다. 공연은 주는 이와 받는 이의 구분 없이 서로 공유하며 이뤄지는 쌍방향의 ‘소통’과 ‘나눔’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매개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연 관람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 위해 뮤지컬, 연극, 음악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모여 그 어려움을 해소해보고자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관객들의 일상 공간에 찾아가서 공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찾아가는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인 만큼 주의할 점이 있다면

특히 지적장애인 관객을 대상으로 할 때, ‘작품을 쉽게 알아듣도록 연출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선택한 극작 방법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우리가 생각한 보편적인 소재는 ‘외로움’, 그리고 이를 ‘이겨내는 힘’이었다. 영화 ‘마카담 스토리’(2015)는 혼자 불현듯 느껴지는 외로움을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과 나누며 삶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과정을 그렸다. '혼자보다 둘이 낫다'는 메시지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작품을 원작으로 선정하게 됐다.

-도전학기제를 막막해하는 이화인에게 전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분명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언제 또 이런 시간이 올 수 있을까? 급박하게 현실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을 잠시 제쳐놓고 정말 자신이 해보고 싶던 것들을 맘껏 해볼 시간을 가져보길 응원한다.

 


-도전학기제를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체육관 1층 게시판에 붙은 공지사항을 보고 바로 지원했다. 꿈인 교사에 대한 경력을 쌓고 싶어서 1년 전부터 해오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학업과 병행하긴 힘들었다. 그런데 도전학기제에 지원하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했다. 첫 시행인 만큼 도전학기제를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더 쉽게합격한 것 같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소녀, 달리다’는 어떤 프로그램이며 활동 계기는 무엇인가

‘소녀, 달리다’는 현대해상과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가 함께 개발한 사회공헌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여학생들도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체육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그램 신청은 무료이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신청을 받으면 아이들은 신청만 하면 된다. ‘소녀 달리다’를 중개해준 스포츠 마케팅팀장이 같은 과 선배라 알게 됐고, 나 역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소녀, 달리다’에서는 기존 체육교육방법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인성과 체육 활동이 관련됐다는 것은 체육과학부 입시 준비로 운동을 오래 해오며 자연스럽게 느꼈다. 인내심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었다. ‘소녀 달리다’는 “친구야, 고마워”처럼 긍정적인 표현을 학생들이 말하게끔 교육한다. 교사가 정한 운동을 일정 수준만큼 실행하게 하는 기존 체육교육방법과 많이 다르다. 특히 초등학생은 교사로부터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들은 교사가 하는 이야기를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서로 다투고 있을 때 중재하는 역할극을 진행하기도 한다.

-도전학기제 프로젝트 중 ‘이화 봉사단’에 참여해 해외봉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외국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그러나 ‘소녀 달리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아르바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다 보니 어렵지 않았다. 또, 말보다는 몸으로 놀아주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을 쉽게 허물고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그중 아이 한 명과 유난히 친해졌고 나 역시 애착이 많이 갔다. 그래서 해외봉사에서 돌아오자마자 그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후원하기로 했다.

-도전학기제 활동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지금까지 장래희망이 교사였기 때문에 그저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임용고시를 준비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느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다양한 방면으로 교사에 접근하고 싶다. 도전학기제를 마무리하며 교외활동의 중요성을 깨달아 학교연계 인턴을 하고 있고, 2학기도 학점과 연계되는 활동을 신청했다. 부담은 있겠지만, 그보다 배울 수 있는게 많아서 기대된다. 이화인들도 학교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경험을 쌓길 바란다.

 

 

▲ 유민지씨 이명진 기자 myungjinlee@ewhain.net

-도전학기제를 신청할 때 팁이 있다면

자신만의 독창성과 그 프로젝트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보여줘야 한다. 도전학기제 선발심사 시 탈락한 학생들이 받은 피드백을 생각해보면 자신만의 독창성과 도전학기제로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단순히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나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브랜드 설립과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목표로 했다.

-학업과 창업을 병행해야 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작년 2학기에 휴학을 해서 창업의 기초를 다진 뒤라 도전학기제와 학업을 병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도전학기제로 9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사흘만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이틀은 창업에 몰두했다. 원단이나 자수, 공장 등 거래처에 직접 방문해야 할 때는 학교에 안 가는 날의 시간을 썼고, 유선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학교에 다니면서 했다. 택배 처리나 상품 문의 등은 저녁 및 주말 등을 활용해 해결했다.

-기존 상품과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일반적인 노트북 파우치는 가죽 재질이라 젊은 층이 들고 다니기에는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그 점을 보완해 캐주얼한 느낌의 면이나 캔버스 재질을 사용했다. 원단을 가공해 발수가 가능하도록 했고, 내장재도 삼중으로 만들어 효과적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상품 로고 및 디자인도 럭비에서 착안했다. 럭비 모티프의 경기장, 선수, 공 등을 자수로 박아 귀여운 느낌을 더했다.

-계획부터 판매, 편집숍 입점 및 해외 진출까지 이뤄냈다. 소감은 어떤가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집에 쌓여있는 상품을 보며 언제 다 팔 것이냐고 우려하셨지만, 이제는 직접 포장도 도와주실 정도로 지지해주신다. 부모님께 인정받을 만한 성과가 나온 것 같아 기뻤다. 그리고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길거리에서 내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을 한 명만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는데 몇 달 전에 직접 본 경험이 있다. 남에게는 당당한 척했지만 스스로 걱정이 많았는데 조금씩 알아주는 사람들이 생겨 만족스럽다.

-창업을 계획 중인 이화인에게 조언한다면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작업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도전해보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지만, 창업의 목표가 수익성이라면 블루오션을 잘 찾거나 레드오션이라면 자신이 타 경쟁업체와 비교해 특출한 점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비용 문제로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학교도 그렇고 청년창업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으므로 여기저기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주변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부족했지만,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